"어리석고 미련하다? 바로 '치매'의 뜻, 다른 용어로 바꿔야"

"정신분열증은 조현병, 나병은 한센병으로 용어바꿔 인식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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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치매'라는 용어 자체가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뜻을 담고 있어,'포용적이고 친근한 용어'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지난 11월 20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치매 정명(正名): 치매라는 반인권적인 이름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본인이 치매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치매라는 단어는 '어리석다'라는 뜻의 '치(痴)'와 '미련하다'라는 뜻의 '매(呆)'가 합쳐진 것이다"며 "기억을 잘 못하는 친구들에게 '너 치매 걸렸냐?'라는 말을 쓰듯, 치매라는 말을 장난 같은 말속에서 비속어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편견과 차별로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반인권적인 '치매'라는 용어를, ‘포용적이고 친근한 용어'로 바꿔주실 것을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70만 명을 넘어, 노인 4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치매가 두려운 것은 치료 방법이 없다는 점 외에도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A씨는 "진료를 하며 '치매’'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랐던 사람에게 치매가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呆)로 이루어져 '어리석다'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알려주고 '치매'라는 병명에 대한 인식을 다시 물으니, 용어의 뜻을 알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병명에 대한 거부감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나 의료진들은 치매라는 용어의 사용을 피하고 있으며, '인지장애'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상황.

눈을 돌려 한자문화권에 속한 대만·일본·홍콩·중국도 과거에는 '치매'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2000년대 이후 이들 나라에서는 용어 자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치매'를 '실지증(失智症)', '인지증(認知症)', '뇌퇴화증(腦退化症)' 등으로 명칭을 바꾸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부정적 의미를 지녔던 다른 질병으로, 과거 지랄병으로 불리기도 했던 간질은 뇌전증으로 명칭을 바뀌었으며, 정신분열증은 조현병, 그리고 나병은 한센병으로 바뀌었다.

나아가 소수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섞인 언어적 표현을 쓰지 말자는 사회적 운동의 영향으로 '바보·정신박약·정신지체'를 지적장애, 귀머거리를 청각장애인, 벙어리를 언어장애인, 봉사를 시작장애인으로 부르게 된 사례가 있다.

A씨는 "뇌전증이나 조현병, 한센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병의 명칭을 바꾼 것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이바지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명칭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 동안 국회나 정부 등에서 인지증이나 인지저하증, 뇌퇴화증 등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명칭 변경은 이뤄지지 못했다.

A씨는 "정부는 2021년에 국민 인식도 조사를 시작으로 치매 명칭 변경을 다시 한번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부디 과거의 치매 명칭 변경 보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치매환자 가족들의 간절한 바램에 귀 기울여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편견과 차별로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반인권적인 '치매'라는 용어를, '포용적이고 친근한 용어'로 바꿔주실 것을 간곡히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국민청원은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4116 에서 동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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