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의심 D병원‥결국 진료비 221억 환수 처분 통보

건보공단도 의료법 위반 '사무장병원' 혐의로 행정처분‥최초 개설자 O원장 제보로 사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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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과거 메르스 퇴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 D병원이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지급보류에 이어 진료비 221억 원 환수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D병원의 '사무장병원'설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건강보험공단 대전충청지역본부가 D병원에 221억 2640만원의 진료비를 환수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종로경찰서는 D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운영하고, 의료기관을 상대로 리스사기를 벌인 혐의로 의료기기 수입판매기업 A사의 B회장, B회장의 조카인 D병원 C원장 등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바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D병원이 사실상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사무장병원으로 판단해 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에 따라 요양급여비용 환수 및 진료비 지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경찰에 제보하고 자수한 D병원 최초 개설자 O원장은 D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만든 A사를 '병원 사냥꾼'이라고 지칭하며 사필귀정을 위해 전면에 나서 해당 사건을 쟁점화 하고 있다.
 

현재 사무장병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D병원은 대전 토박이인 O원장이 지난 2015년 3월 대전에 개설한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다.

외과 전문의인 O원장이 설립한 D병원이 5년만에 사무장병원으로 전락한 배경에는 개원 두 달 만인 5월 31일 메르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며 병원 사정이 악화된 것이 단초가 됐다.

당시 감염병 차단을 위해 한 달간 병원을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를 하면서 '메르스 병원'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메르스 종식 이후에도 환자들은 급감했고, 의료진들은 병원을 떠나기 시작했다.

도산을 우려한 은행들이 O원장에 대출금 조기 상환을 독촉하면서 O원장은 D병원을 살리기 위한 방책으로, D병원 신축공사를 맡았던 건설사 모기업인 A사로부터 매달 병원 운영자금을 빌려 경영정상화를 꾀했다.

O원장은 당시 D병원을 살리기 위해 A사의 무리한 합의서 요구에 응했고, D병원을 의료법인으로 전환하고, 법인 이사장과 이사의 과반수를 A사가 지정하는 사람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에 동의하고 말았다는 설명이다.

O원장에 따르면 이후 A사는 병원 기획실장 등 주요 보직을 A사 B회장의 측근으로 교체하고, 대학병원 퇴직 교수를 의료원장으로 영입하더니 O원장을 인사, 재무, 경영 등에서 배제하며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결국 이때부터 실질적인 병원 운영은 A사 B회장의 측근들에게 넘어가며, 비의료인인 B회장 측근이 의료기관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참다못한 O원장이 D병원을 사무장병원처럼 운영하지 말고 조속히 의료법인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자 의대를 졸업한 뒤 2개월 남짓 인턴을 한 게 전부인 자신의 조카 여의사 C씨를 의료기관 공동 개설자로 등재한 뒤 O원장을 내쫓았다.

하지만 이후 원장으로 임명된 C씨 역시 '바지 원장'에 불과했다는 것이 O원장 측의 주장이다.

O원장 측에 따르면 C씨는 병원장 업무가 막중함에도 일주일에 고작 2~3번 출근하는 게 전부였고, 간부회의, 진료과장 회의 등 중요한 회의를 주관하지도 않았다.

C씨가 원장으로 취임한 뒤 여러 명의 의사들이 새로 들어오거나 재계약했지만 C원장을 대면한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행정실에서 면접을 보고 보수를 결정하면 결재만 하는 명목상 원장에 지나지 않았다.

B회장은 이후 E의료재단을 인수해 자회사 부동산투자사로부터 D병원을 이전받은 뒤 병원으로부터 매월 임대료 명목으로 4억여 원을 받아가는 등 이렇게 사무장병원으로 전락한 D병원을 가지고 개인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A사 B회장으로부터 각종 사기사건 등에 연루돼 본인이 개설한 D병원을 빼앗기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버린 O원장은 지난 2017년 11월 스스로 대전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해 본인의 죄를 자수하고, D병원의 실체를 폭로했다.

이후 서울동부지검으로 사건이 이관됐지만 진정인, 참고인 조사도 없이, 피진정인의 진술만 들은 뒤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불만을 품은 O원장은 다시 지난 2019년 서울중앙지검에 사무장병원 등으로 A사 B회장과 일당을 고발했으나 대전시청도 D병원의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해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종로경찰서가 D병원에 대해 원점 재수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종로경찰서는 A사와 계열사가 불법 사무장병원 내지 리스사기를 꾀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무장병원, 리스사기 등의 증거를 확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탈세, 비자금을 조사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A사와 계열사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해 J회장 등 관련자들에 각각 수억원의 범칙금을 통보하기도 했다.             

종로경찰서의 조사 과정에서 A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병원이 D병원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냈다. 비슷한 수법으로 병원을 빼앗겨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병원과 산부인과 등이 무려 4~5개 병원은 된다.

현재 종로경찰서는 A사 B회장을 D병원 관련 의료법 위반(사무장병원), 리스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고, 경찰은 B회장뿐만 아니라 이미 자수한 O원장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O원장은 "A사는 D병원을 탈취한 것에 그치지 않고 B회장의 치밀한 계획 아래 종합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만들어 지배하기 위해 의료법인화를 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O원장은 "본인은 공모자로서의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규명해 병원 사냥꾼인 A사와 B회장을 엄벌하고, 사무장병원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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