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우리나라는 과연 '신약'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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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계속에서 문은 두드리고 있다. '신약'의 급여를 위해서 말이다.
 
최근의 신약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치료제 하나가 1, 2개의 적응증을 추가하는 경우는 흔했지만, 오늘날의 신약들은 획득하는 적응증 수 자체가 다르다.
 
한 예로 면역항암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에 우선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이들의 영역은 방광암, 소세포폐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암, 신장암, 위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자궁내막암 등으로 확대됐다.
 
유전자 변이 하나만 확인된다면 모든 암종에 쓸 수 있는 치료제도 등장했다. 바이엘의 TRK 억제제 '비트락비'는 지난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와 CAR-T 치료제도 국내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한 번'의 치료로 높은 관해율, 장기생존, 더 나아가 완치가 가능하다. 평생 치료가 아닌, 일회성의 치료로 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그동안 신규 기전의 약물이 도입된 후 과정은 뻔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신약일수록 이를 평가하는 마땅한 수단이 없어 '급여'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신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제도가 존재한다. 위험분담제(RSA), 경제성 평가 특례제도, 진료상 필수 트랙, 선별급여 등이다. 
 
이 가운데 RSA는 제도 개편이 이뤄지면서 적용 대상이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외에 중증난치질환까지 확대된 상태다. 아울러 선발약제와 치료적 위치가 동등하면서 비용효과적인 후발 약제도 계약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위험분담제 약제의 급여범위 확대(적응증 추가) 시 비용효과성(투약비용비교 또는 경제성평가)을 입증하도록 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전에는 공단과의 협상으로 상한가격 및 환급률을 조율하면 됐다. 
 
아울러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도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중증 질환 및 희귀 질환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허가·심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재생바이오법은 현재 이용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다른 치료법과 비교해 현저히 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치료법이 고려된다.
 
▲대체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희귀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생물테러감염병 및 그 밖의 감염병의 대유행에 대한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상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허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신규 기전의 치료제들이, 과연 이 법을 기반으로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희귀암에 초점을 맞춰 봤을 때, 신약의 국내 급여 자체가 힘들다는 것을 더욱 알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2007년-2019년) 국내에서 허가된 희귀의약품 156개 중 건강보험을 적용 받은 약제는 총 88개로 절반을 겨우 넘는다. 희귀의약품 급여 지출 규모로 따졌을 땐, 우리나라처럼 선별등재를 도입한 타 유럽 국가의 10년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대로 기존 암관리종합계획에 따라 국가적으로 질병 부담이 가장 큰 질환인 10대 호발암의 보장성은 꾸준히 개선돼 왔다. 
 
일각에서는 여러 규제 기관들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있다. 신약의 급여 여부는 단순히 제약사만의 책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전자 변이 하나만으로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며, 유전자와 세포를 활용한 '원샷 치료법'도 이미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놓고 정부에서는 약가 협상력 약화, 재정 확보 등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보험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의약품 사용량 관리, 새로운 '펀드(기금)' 시스템, 가치기반 및 분할 상환 제도, 적응증이 가진 혁신성에 따라 약가를 따로 책정하는 방식 등이 제안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치료제가 보험 적용이 돼야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약제 처방이 가능한 국가다. 아쉽게도 이전부터 지적돼 온 신약 급여 제도 개편은 여전히 언덕 하나를 못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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