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화 진찰의 위법성에 대한 대법원 입장은?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前 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메디파나뉴스 2021-01-27 06:06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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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전화상담과 처방이 허용되어 온 작년 한 해 동안 전화 진찰이 의료법 위반인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약 두 차례 나왔다. 작년에 나온 대법원의 판례 두 가지를 두고 법원의 입장이 전화 진찰 또는 원격 의료에 대해 이전보다 엄격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기사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해당 판결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로 대법원의 입장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우선 작년 5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4도9607 판결)은, 2011년경 의사가 한 번도 대면 진찰을 한 적이 없는 환자를 전화 통화만으로 진찰하고 처방전을 발행한 경우를 의료법 위반으로 본 사건이다. 전화 진찰이 적법하게 인정되려면 전화 진찰 이전에 최소한 의사가 환자를 대면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과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이미 2013년 재진환자에 대해 동일한 처방내역이 있는 경우에 전화 진찰이 허용된다고 보았던 입장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
 
이후 작년 11월 대법원은 2013년경 한의원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고 전화로 상담한 뒤 한약을 제조하여 택배 배송을 한 사건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하였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5도13830 판결). 이 판결을 두고 일부 견해는 법원이 전화 진찰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라 평가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판결을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즉, 작년 11월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은 기존에 전화 진찰의 의료법위반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대법원에서 법령 등의 해석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변경할 때에는 전원합의체를 구성해서 판결을 하는데, 일단 위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이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위 대법원 판결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원심판결의 내용을 살펴보면, 동 사건은 환자가 재진환자임에도 전화 진찰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2호 ‘환자나 환자의 요청에 따라 병원 외에서 진찰할 수 있는 경우’를 제17조 직접 진찰 규정의 예외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요청한다고 해서 전화 통화만으로 진찰을 한 것은 의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인 것이지, 재진환자에 대한 전화 진찰이 위법하다고 본 것은 아니다.
 
게다가 위 두 가지 대법원 판결 모두 2011년과 2013년에 있었던 전화 진찰 행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전화 진찰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전화 진찰에 대해 전보다 엄격한 입장 취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
 
결국, 코로나19시대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전화 진찰은 별론으로 하고, 전화 진찰 자체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① 초진일 경우 환자의 요청이 있다 하더라도 의료법상 전화 진찰이 허용되지 아니하나, ② 재진(동일 처방 이력)일 경우에는 전화 진찰이 허용된다는 기존의 입장과 동일한 것이다.

 

|기고|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 대학원 행정법 석사 수료
-뉴욕 주UN 대한민국 대표부 인턴십 수료
-前 보건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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