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대학병원 비정규직 일방적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

계약 기간 정한 비정규직 근로자도, '정규직 전환' 및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 있어
병원 측, 직원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만료 통보한 것 주장에‥공정성 의심 정황 드러나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정규직 파견근로자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최근 A대학병원은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파견근로자에 대해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한 사실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의 취소를 요청하는 부당해고구제재신판정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해당 소송을 판결한 서울행정법원은 A병원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문제가 없으나, A병원이 노조와 합의서를 통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사건의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을 갱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 타당한 만큼 병원 측의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라는 판단이다.
 
A병원은 2015년경부터 C업체로부터 8명의 근로자들을 파견 받아 간호업무보조, 검체 접수, 환자인솔 및 응대, 물품정리 등 업무에 사용했는데, 간호조무사 업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파견 금지 업무에 해당해 A병원은 이들 근로자들을 파견 받은 날부터 각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이에 따라 A병원은 각 근로자들과 '기간을 정한' 직접 고용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근로자 B씨는 2018년 5월 31일까지, C씨는 2018년 1월 24일까지, D씨는 2018년 3월 31일까지, E씨는 2018년 3월 19일까지, F씨는 2017년 12월 6일까지, G씨와 H씨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I씨는 2018년 10월 31일까지로 ‘비정규직’으로써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졌다.
 
B씨 등 근로자들은 8인은 이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산하 A병원지부(이하 노조)에 조합원으로도 활동하며 근무했는데, 지난 2018년 8월 A병원으로부터 8월 31일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 근로자들은 노조와 함께 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 A병원의 통보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했고, 2019년 3월 11일 해당 중앙노동위원회는 기각 판결을 내린 초심 판정을 뒤집고 A병원의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인정했다. 다만,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초심 판정과 마찬가지로 이유가 없다고 기각했다.
 
해당 판정에 대해 A병원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등의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고, 이 사건 병원에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참가인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계약만료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먼저 재판부는 A병원이 근로자 8인에 대해 2018년 8월 31일부로 일방적인 '계약만료' 통보를 내린 데 대해 근로계약 기간에 남아 있는 G씨와 H씨 그리고 I씨에 대해서는 파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B씨 등 8인이 '비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했다 하더라도 향후 A병원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던 만큼, 이들에게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병원은 지난 2017년 12월 11일 이 병원 노조와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 사건 병원의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를 통해 상위 70% 이상에 해당할 경우 정규직 직원전환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후 A병원은 2018년 2월 경 B씨 등을 비롯한 비정규직 직원에 대해 2017년 직원평가를 실시했고, 절차를 거쳐 정규직 전환 또는 계약연장을 통한 근로관계 유지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검토했다.
 
실제로 A병원은 2018년 8월 31일 기준으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비정규직 근로자 33명 중 약 60.6%에 달하는 이들을 정규직 전환 또는 계약 갱신을 통해 근로관계를 유지했고, B씨 등 근로자를 해고한 뒤 간호조무사 또는 의무요원을 신규 채용하거나 이 사건 병원 내에서 보직이동을 하는 방식으로 참가인들의 자리에 모두 후임자를 배치했다.
 
따라서 B씨 등 근로자 8인에게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의미하는 '갱신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2018년 8월 31일 기준으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B, C, D, E, F씨의 경우에도 '갱신 기대권'을 인정받아, A병원 측의 일방적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물론 A병원은 이들 근로자들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미소지 하고 있어 간호보조 업무 등에 적합하지 못하고, 직원평가 결과도 좋지 못하다며 갱신 거절의 사유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B씨 등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또는 계약 갱신을 위해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이 필요하다고 고지하거나 취득을 요구한 적이 없고, 그간 해당 업무에 근무한 이들 중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도 없던 것으로 드러나 해당 사유는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재판부는 B씨 등 근로자에 대한 2017년도 직원평가 결과가 현저하게 객관적, 공정성 내지 합리성이 결여된다고 봤다.
 
실제로 2017년도 직원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던 이들이 직원평가 시점으로부터 불과 4개월 만에 인사팀장으로부터 '계약 갱신' 및 '정규진 전환' 평가를 받고, 반대로 직원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근로계약 시점에서 이뤄진 2차 평가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 등 해당 직원평가가 공정하고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나아가 2017년도 직원평가 평가자 역시 실제 B씨 등 근로자와 함께 근무한 상급자에 의한 것이 아닌 사실도 밝혀져, 정당한 평가자에 의한 평가가 아닌 점도 밝혀졌다.
 
결국 재판부는 근로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이들에 대한 해고 통보, 근로계약이 만료됐다 하더라도 '갱신 기대권'을 가지는 이들에 대한 해고 통보는 모두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B씨 등 근로자 8인의 손을 들어줬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이번엔 바이오의약품…'하티셀그램' 제조공정 변경 행정처분
  2. 2 국산신약 '3대장' 성장 지속…1Q 처방실적 20%↗
  3. 3 상장 앞둔 HK이노엔, 올해도 매출호조 예고…‘IPO 대어’ 입증
  4. 4 병원은 지금 '리모델링' 중…'환자 안전' 확충에 투자 늘린다
  5. 5 환인제약 '라미펙솔서방정' 라인업 완성…고용량 제제 추가
  6. 6 위축된 원외처방 속 '로수젯·케이캡·제미메트' 훈풍
  7. 7 "접종 날짜 너무 짧아…개인의원 임시 휴업 불가피"
  8. 8 신풍제약, 코로나치료제 이슈로 주가 수차례 급변…시총 격동
  9. 9 다국적사, 명퇴바람 지속‥ 4개사, 위로금 251억원
  10. 10 보령제약, 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운영자금 조달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