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년 치료'로 재발 CLL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CLL에 중요한 의미 제공한 BCL-2 억제제, 접근성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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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사회로 접어들며 '노후 건강'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건강한 노후 생활은 모두가 바라는 일이지만, 나이듦에 따라 여러 가지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고령에 발병하는 질환들은 노후 건강과 삶의 질, 경제적 부담 측면 모두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고령에서 암과 같은 질환이 재발하면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고령화에 발맞춰, 최근에는 고령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행히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주로 발병해 환자의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은 신약이 등장하면서 최근 몇 년간 치료 환경 개선이 활발히 이뤄졌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국내 백혈병 환자의 0.4~0.5% 에 불과해 희귀 혈액암으로 분류되는 질환이다. 급성 혈액암과 비교해 질병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고령에서 발생하고 재발이 잦아 노년에 치료하고 관리하기 쉽지 않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 같은 특성상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다양한 치료 옵션이 필수인데, 벤클렉스타가 허가 받으면서 치료 환경에 변화가 있었다. 기존 2차 이상 치료 옵션에 더해 벤클렉스타가 새로운 3차 치료 옵션으로 도입되면서 재발, 불응성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확대됐다.

 

이에 더해, 더 이른 단계에 효과적인 치료를 하면 예후가 좋은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2차 이상 치료 옵션으로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이 최근 허가되면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치료 환경은 더욱 개선됐다. 즉,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을 더 빨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벤클렉스타-병용요법이 2차 치료 단계에서 사용 가능해지면서 의료진으로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장기생존율 향상이다.

 

이러한 기대는 3상 임상시험 결과(MURANO)와 5년 추적 연구 등의 결과에서 도출된다.

 

먼저 3상 임상시험에서 표준치료인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과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완전 관해 보다도 더 깊은 반응을 측정하는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음성 도달률이 표준치료의 13.3% 보다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에서 4배 이상 높은 62.4%를 보였다. 아울러 벤클렉스타-리툭시맙을 병용 투여한 환자들에서 질병의 진행 위험은 81% 감소되었고 전체생존율은 더 높게 나타났다.

 

이어 지난해 미국혈액학회(ASH, 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에 발표된 5년 추적연구 결과에서도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율(PFS, Progression-Free Survival) 중앙값은 53.6개월로, 표준치료군의 17개월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더 오랜 기간 삶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고령 환자에서 단 2년 간의 고정기간 치료 후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는 치료 중단 기간(Off-treatment)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암 독성에 취약한 고령 환자에서 독성 발현을 최소화하여 환자들이 좋은 전신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지속적인 치료로 인해 저하되어 있던 삶의 질도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년 고정기간 치료로 치료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다른 치료제들과 비교해 경제적인 부담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장기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효능·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 데이터뿐만 아니라 2년 고정기간 치료 및 치료 중단 기간으로 인한 경제적 측면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 기회에 대한 환자들의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다.

 

잦은 재발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지난 해 3월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이 허가된 이후에 보험 급여 적용이 아직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질병이 서서히 진행되긴 하지만 한 번 재발이 시작되면 여느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사망 위험이 매우 높아져 특히나 재발 환자에서는 빠른 치료가 시급하다.

 

벤클렉스타는 2년의 고정 치료 기간으로 기존 치료의 비용적 부담은 낮추면서도 장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제인 만큼, 급여에 속도를 내어 고령의 환자들이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

 

|기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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