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절실함 통했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협업 중요"

[창간기획] 글로벌 도약 노리는 제약·바이오산업, 어디까지 왔나④
유한양행 이정희 이사회 의장 "신약 개발 위해선 빠른 결단·자기 확신도 필요"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업 필요해…신약개발 위한 국내사 컨소시엄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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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허성규 기자]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신약으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메디파나뉴스가 유한양행 이정희 이사회 의장<사진>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유한양행에서의 계획은 물론 렉라자 성공에 대한 경험과 업계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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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의장은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지난 2015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 의장은 대표로 취임하면서부터 유한양행의 체질 개선과 신약개발을 통해 미래 가치를 창출해야한다는 뜻을 가졌다.
 
당시 유한양행 법인통장에는 약 5,000억원의 금융자산이 있었고, 유한양행이 영속적으로 우수 의약품 생산, 성실한 납세,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실현하는 기업이 되려면 이 5,000억원과 기업의 인적자원을 결합시켜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약회사에 걸맞은 미래가치는 단언컨대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약개발로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지론은 갖고 있다.
 
◆ 국산신약 31호 '렉라자'… 절실함과 자기확신의 결과물
 
이 의장은 대표이사로 재임하는 기간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올해 1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혁신신약 '렉라자'를 31호 국산신약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현재 EGFR 유전자 활성 돌연변이에 대한 1차 치료제를 목표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환자 모집은 완료됐고 유럽 등 글로벌 환자모집도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술수출 파트너사인 얀센 역시 자사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렉라자(레이저티닙)를 함께 쓰는 병용 3상임상을 2020년 하반기 개시했다. 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증시나 의료계 등에서는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신약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얀센이 유럽종양학회 온라인 학술대회(ESMO Virtual Congress 2020)에서 공개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1b상임상 중간분석에 따르면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L858R 변이를 동반하고 선행치료 경험이 없었던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00%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나타냈다.
 
이처럼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인하고 글로벌 3상임상 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얀센은 병용 투여 임상3상 시험인 마리포사(MARIPOSA) 시험을 2020년 4분기 개시해, 단독·병용 두 가지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렉라자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글로벌 표준치료 요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이 같은 렉라자의 성공과 또 향후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은 결국 이 의장의 대표시절 신약 개발에 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 의장은 "사실 대표이사를 맡기 전부터 유한양행의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신약개발을 통해 유한양행의 미래가치를 창출해낼 필요가 있었고 이런 절실함을 가지고 신약개발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이 의장은 "유한양행은 이미 인력과 자금이 갖춰진 상태였고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며 "신약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성공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한양행이 계승한 유일한 정신은 결국 국민들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었고, 이는 결국 신약개발을 통해 혁신신약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었다"며 "위기감과 절실함이 결국 렉라자를 개발하게 된 동기이고, 렉라자는 결국 유일한 정신의 구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의장이 신약 개발을 위해 인재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현재 GI이노베이션 공동 대표이사로 있는 남수연 박사를 주축으로 렉라자 개발을 진행했고 또 BD 담당이던 김한주 전 팀장 등의 인재들의 역량이 컸고, 이들에 대한 믿음이 렉라자 성공으로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담당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100% 신뢰하고 믿음을 주는 것이 주효했다"며 "결국 실무를 하는 인재들에 대한 믿음과 자기 확신이 신약개발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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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이노베이션은 인적·물적 자원은 바탕…협업은 성공의 열쇠
 
특히 렉라자의 성공은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가 됐다.
 
통상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린다는 것이 통설이며, 성공 확률 또한 극히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러한 과정을 국내 제약기업이 끝까지 끌고 가기에는 기술력, 인적 자원, 자금 등 여러 측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인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을 택한 것.
 
실제로 이 의장의 대표 재임기간 중 R&D, 신사업 부문 등을 위한 유한양행의 외부 투자는 30여개 사에 4천억원에 달하며, 연구개발 투자규모도 임기 첫해인 2015년 715억원에서 2020년 2,225억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적극적인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18년부터 총 5건, 4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에는 유한양행처럼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확보돼야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 의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한양행의 경우 이미 5000억원의 금융 자산이 있었고 또 연구소에 200여명의 인력이 있었다"며 "실제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부분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연구는 물론 리서치, 중계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져야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된 기술이나 약물의 개발단계에 따라 유한의 강점인 신약 물질의 효능, 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 생산연구, 제제연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개발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도입한 기술이나 물질에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기술수출 및 신약의 허가까지 이끌고 가려는 것이다.
 
특히 최근까지 의약품 수출이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일정하게 글로벌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힘쓰고 본격적인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나섰기 때문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개별기업으로의 한계는 협력모델로 극복해 나가야한다는 것이 이 의장의 철학이다. 즉 열린 마인드로 제약과 제약, 제약과 벤처, 글로벌 협력, 산·학·연·병(산업. 학계. 연구소, 병원) 등 개별 주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잘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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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의장은 이미 강연 등을 통해 전통 제약기업도 벤처기업으로부터 '속도'와 '열정'을 배워야 하고,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해 외부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의장은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신속한 투자 결단이 중요했다"며 "제약바이오 업계 모두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해 벤처기업 등 외부 개발자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을 위한 기업간의 컨소시엄 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그는 현재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의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개별로 신약을 개발하기는 힘이 든 만큼 몇 개의 기업이 협력해 각 분야를 담당하는 형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각 개별기업이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파이프라인이 있다면 기업들이 기술과 연구비 등을 공유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약업계가 폐쇄적인 만큼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협력을 한다면 글로벌 신약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한양행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도 기대
 
렉라자 성공을 이끈 이 의장은 6년간 유한양행의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오다 최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관례상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왔으나 이번에 이를 분리한 것.
 
이 의장은 "대표이사직에 물러나 회사에 남게 된 이유는 ESG경영 유한양행은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 집행이사는 집행을 하고 이사회가 독자적인 힘을 가져서 견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ESG의 정착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맡은 일은 OB들과 내부 임직원의 가교 역할을 하고 일체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며 "유한양행의 유일한 정신을 계승 발전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우리 회사는 유일한 정신만 살아있고 개인 오너가 없는 만큼 모든 일의 중심에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있어야 한다"며 "그만큼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만큼 내가 남게 된 이유는 대표이사 사장을 보호하고 또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울러 "유한양행이 결국은 글로벌 회사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약 5년 뒤에는 현재까지 투자의 성과를 바탕으로 자산규모가 성장하고 향후 외국 기업 등과 M&A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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