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사망'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첫 헌재 판결 "합헌"

헌재 "환자 입장에서 피해 신속·공정하게 구제…보건의료인 원만한 분쟁해결 절차를 마련"
의협 '유감' 표명…"강제적 조정개시, 전체 의료환경왜곡 우려…'의료사고특례법' 제정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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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시,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돼야 한다는 규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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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헌법재판소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논란이 된 규정은 의료분쟁조정법에서 의료사고의 결과로 '사망'한 경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원장이 지체없이 의료분쟁 조정절차를 개시해야 한다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에 대한 규정이다.


해당 법은 지난 2016년 의료사고로 사망한 가수 故신해철 씨 사건 등, 의료사고로 중대한 피해를 입은 환자가 신속·공정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시 보건의료인들은 해당 법으로 인해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정돼, 궁극적으로 의료현장에서 중환자를 기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번 심판조정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심판조정의 청구인은 의료분쟁 자동 조정 개시가 환자의 기왕력, 나이, 질병의 중증도, 질병의 성질 및 경과 등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기만 하면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해 의료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환자 측의 입장에서 환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는 피해가 가장 중하고 또 피해를 입은 사실이 분명하며, 의료소송 자체가 환자와 의료진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내재 돼 있어 환자 측의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기 위해서는 소송 외 분쟁 해결수단인 조정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환자 입장에서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의료사고가 향후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인과관계 등 필요한 내용을 증명하기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또 "보건의료인의 입장에서도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사자 사이에 원만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될 필요가 있으므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대하여 조정절차를 자동으로 개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헌재는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조정절차가 개시조차 되지 않는다면, 환자로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소를 제기하지 않고서는 의료행위 등을 둘러싼 과실 유무나 인과관계의 규명, 후유장애 발생 여부 등에 관한 감정 결과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환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의료인의 자유 침해에 대한 주장에 대해 "자동으로 조정이 시작된 의사 입장에서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의료분쟁 조정절차 개시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여 조정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 있고,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더라도 합의나 조정결정의 수용 여부에 대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조정절차가 자동적으로 개시된다 하여 조정절차에 따른 결과를 스스로 선택할 기회까지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며 해당 규정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끝으로 헌재는 이번 심판 결정은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에 대한 최초의 판단이라고 의의를 밝히며, 환자의 입장에서는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보건의료인의 입장에서도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한의사협회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의료분쟁조정법 자동개시 조항은 당사자간의 자율분쟁 해결이라는 의료분쟁조정법 기본이념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그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민간의료행위에 대한 분쟁조정을 법으로 강제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수용하기 어려운 제도임에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은 자동개시 이외에도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에 대한 피해구제에 치우쳐 있고, 손해배상금 대불 및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의 규정 문제 등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보장에 불완전하고 미흡한 점이 많아, 오히려 전체 의료환경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향후 의협은 의료분쟁조정법상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진료과정에서의 의학적 판단과 관련하여 의료분쟁사건처리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고자 ‘의료사고특례법’제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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