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의료행위'는 모두 '불법'?…대법원은 "유연했다"

의사의 지휘·감독 하에 일부 의료행위 위임 가능하지만…행위별로 세심한 고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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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서울대병원의 PA(Physician Assistant) 제도화 시도에 따라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논란이 의료계를 달구고 있다.


현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에 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로 규정하고 있다.


A부터 Z까지 모든 의료행위를 의사 홀로 할 수는 없는 현실적 상황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타보건의료인력에게 일부 의료행위를 위임하는 것이 허용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의료계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에서는 ‘2019년~2020년 보건의료분야 주요 판례 분석’을 통해 PA 논란에서 핵심이 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한 최근 사법부의 판단을 분석한 결과, 사법부는 각 보건의료인의 의료행위 시행 범위를 다소 유연하게 해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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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에 의한 물사마귀 제거…대법원 '무죄'


지난 2019년 8월 14일 대법원은 의사의 지시로 간호조무사가 전염성 연속종 일명 물사마귀 를 시술한 행위에 대해 '무면허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의사의 일반적 지도·감독하에 진료보조 행위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서 의료법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는 판단이다.


의료법 제80조의2에서는 인력이 부족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의사의 지도 하에 진료의 보조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되, 이에 따른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한계에 대해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의사는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에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진료의 보조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위임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하며, 이 사건 시술인 '전염서 연속종' 즉 물사마귀는 그 성격상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아닌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적절한 지도・감독하에 진료보조 행위로서 수행 가능한 업무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해 일일이 지도・감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의사가 진료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만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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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사에 의한 단독 초음파 검사…대법원 '유죄'


한편, 지난 2020년 1월 30일 대법원은 모 병원에서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약 8천여명의 환자에게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사건이 알려졌다.


법원은 해당 방사선사에게 초음파 검사를 지시한 병원장과 검진과장 등 의사 2인과 초음파 검사를 수행한 방사선사에게 의료법 위반 유죄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방사선사 A씨는 의사들의 입회나 실시간 지도 없이, 개략적인 지시사항만이 게재된 오더지만 보고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는 환자의 초음파 검사결과 요지를 작성해 의사들에게 전달하고, 의사들은 A씨가 제시한 의견을 토대로 초음파 검사결과지를 그대로 인용해 작성해, 사실상 초음파 검사 및 진단을 방사선사인 A씨 단독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의료기사 제도를 두고 의료인만이 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의료행위 중의 일부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의료인만이 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의료행위 중에서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부분에 관해, 그 분야의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의사의 지도 하에 제한적으로 행하도록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사에 의한 단독 초음파 검사 및 진단은 자칫 환자에 대해 오진을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으로, 의사가 손쉽게 위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의사와 방사선사가 동일한 공간에서 촬영영상을 동시에 보면서 실시간으로 의사의 진단과 구체적인 지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해, 방사선사에 의한 초음파 관련 의료행위가 가능하므로, 의료기사인 방사선사는 초음파 관련 의료행위 시 의사로부터 상당히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 대법원의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 허용 해석 '유연'


이처럼 일련의 판결 사례에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은 해당 의료기관의 형태, 실제로 의사의 입회 여부 및 감독과 지휘 정도에 달려 있었다.


무엇보다 해당 비의료인이 실시한 의료보조 행위마다 중요도와 위험도가 달라, 일률적으로 가능한 의료보조 행위를 규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법원은 첫 번째 간호조무사에 의한 물사마귀 시술 판례에서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행위 보조행위 범위를 "보조행위의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밝힌바 있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또는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의료계에서 발생하는 PA 논란 역시 각 의료영역과 행위에 따라 합법적으로 타보건의료인력에게 의사의 업무 일부를 위임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세심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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