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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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6102035_gbfnamlq.jpg[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


'수고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 일에 대한 대가는 다른 사람이 받는다'는 이 속담은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코로나19 수당 실태'와 딱 들어맞는 비유다.


코로나19 수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헌신한 의료인력에 감사를 표하고 사기 진작을 위해 지급되는 지원금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몇 주 전 기자는 서울 인근 중소병원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5개월 전부터 병원측에서 사정이 안좋다면서 모든 간호사에게 '처우개선비'를 지급하지 않더니 갑자기 상금이 걸린 병원 행사를 자주 개최하고, 전광판 설치, 휴게공간에 조형물 설치하는 등 보여주기식 병원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신입 간호사를 뽑을 때도 공고에는 처우개선비를 포함한 연봉으로 표시해놓고 막상 근로계약서를 쓸 때는 처우개선비가 포함되지 않은 연봉을 제시했다.


그는 "심사평가위원회에서는 '자기들 최종권한이 아니다'라고 하고, 보건복지부는 아직 규정 보완중이라며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며 "노조도 없어 간호사들끼리 힘을 모아 원무과에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그제서야 소급분을 지급하겠다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례는 이미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코로나19 대응 인력 지원금 '생명안전수당'도 절반은 직접 지원, 절반은 수가 계산으로 수당 전체가 간호사에게 돌아가지 않고 병원이 챙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인재근 의원이 '코로나 19 대응 의료인력 감염관리 지원금 배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레벨D 방호복을 단 한 번도 입지 않은 간부나 직원들에게도 간호사와 동등한 지원금을 배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코로나19 수당이 지원대상 선정과 지급기준이 업무여건이나 직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 자의적으로 지급범위와 지급률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두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첫번째는 수당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9.2 노정합의에서도 생명안전수당 제도화를 제시하고 있지만 '종래'의 코로나19 대응 인력지원금을 기준으로 한다고 표현했다.


앞서 드러난 사례로 비춰볼 때 이 같은 수당을 제도화한다고 해도 의료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속 빈 강정'이 돼버릴 수 있다. 


추가수익금에 대해 병원 대표진의 상의를 거쳐 결정하되 전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70% 이상을 직접 의료진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명시가 필요하다. 


두번째는 의료진 스스로가 재주를 부리는 '곰'이 되선 안된다는 것이다. 


환자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전반적 정책 구조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토로했던 간호사 친구는 "직접 겪어보지 않았을 땐 간호사 처우가 어떤지 관심이 없었다.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 대다수는 '그러려니'하거나 당장 내 일이 돼야 관심을 갖는다"며 "사실 이전부터 이런 사례가 있었다는 걸 내 일이 돼서야 제기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는 결코 내 친구만의 일은 아니다. 간호사로서 함께해온 동기들, 그리고 기자가 직접 겪어온 임상 현장의 간호사들 역시 정책적 이슈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간호사 한 명당 25명의 환자를 보면서 간호 업무 외에도 병동 관리, 청소, 컴플레인 해결 등 열개라도 모자른 열악한 근무환경의 영향도 물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간호사의 헌신과 노력이 인정받으며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제도의 토대가 조금씩 쌓아지고 있다.


당장 '문제가 있다', '힘들다'는 현실을 깨닫는다면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 전체 근무 환경을 돌아보고 크게는 직업적 개선을 위한 관심과 목소리를 높여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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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김서연 2021-10-21 09:40

    기자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Kerry 2021-10-21 15:55

    항상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의 처우개선에 힘써주시고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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