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조기 발견 위한 '신생아 게놈 시퀀싱'‥기대와 우려

신생아 시퀀싱 파일럿 프로젝트, 영국과 미국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추진
일반 검사로 발견 못하는 질환 파악 용이‥반면 막대한 비용 및 윤리적 문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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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증상이 없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아직 발현되기 전인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조기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 그리고 예방까지 가능해 진다. 


'신생아 게놈 시퀀싱'은 이러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신생아 게놈 시퀀싱, 기대와 우려 공존'에 따르면, 신생아의 게놈을 시퀀싱한다는 아이디어는 2001년부터 시작됐다. 


아기의 DNA 염기 서열에서 '일종의 기록표 분석(kind of report card analysis)'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이후 시퀀싱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질병을 매우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 및 예방하기 위해 '신생아 게놈 시퀀싱 파일럿 프로젝트'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신생아 표준 선별 검사 항목에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과 선천성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 수십 가지의 유전 질환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35개의 주요 질환과, 주 마다 결정할 수 있는 26개의 2차 질환을 분류해 표준 선별 검사 항목을 만들었다. 대만은 5개의 주요 질환과 21개의 다른 질환을 포함하며, 이탈리아의 경우 12개의 질환에 대한 신생아 선별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게놈 시퀀싱은 수천 가지 이상의 질환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아기를 식별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의사들은 게놈 시퀀싱이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은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변이된 유전인자를 가진 가족의 유전 상담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환의 진단 지연 및 불확실성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이며, 환자에 질환적 특성을 고려한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지원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아직 이 게놈 시퀀싱은 시범적이지만, 긍정적 사례는 쌓여가고 있다. 


한 예로 2016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Cora Stetson의 부모는 아이의 게놈 시퀀싱 연구에 동의했다. Cora Stetson은 표준 선별 검사에서 비타민B 효소와 관련된 비오티니다아제(biotinidase) 장애를 표시했고, 후속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이 결과를 보고 소아과 의사는 장애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게놈 시퀀싱에서는 아이에게 biotinidase 결핍을 유발하는 돌연변이가 있다고 확인됐다. 현재 Cora Stetson은 5살로 바이오틴(Biotin)을 복용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샌디에고 레디 어린이 병원(Rady Children's Hospital)의 Stephen Kingsmore 박사팀는 '중증 신생아를 시퀀싱해 유전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프로젝트 시행했다. 


2020년 10월, 태어난 지 5주 된 아이가 응급실에 왔다. CT 촬영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는데, 연구팀은 아기의 게놈에서 심각한 비타민B 대사 장애에 대한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후 아기는 비타민이 첨가된 분유 섭취를 통해 호전됐고, 현재 건강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6월 NIH가 후원하는 유전자 치료 온라인 회의에서 Kingsmore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자신과 다른 그룹이 수행한 23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증 소아 1,839명의 게놈을 시퀀싱해 36%를 유전 질환으로 진단했다. 이 중 29%인 533명에서 발견된 결과는 의료 서비스의 변화로 이어져 일부 아기의 생명을 구했다. 


이를 기반으로 호주와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중증 신생아에 대한 게놈 시퀀싱을 일반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미시간주는 해당 검사에 대한 메디케이드(Medicaid) 보장을 승인했다. 


2019년 영국 보건부 장관은 20,000명 아기의 예비 테스트를 시작으로 영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들의 DNA 검사 계획을 발표했다. 


10만 게놈 프로젝트를 완료(2018)한 영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은 이미 임상 치료에서 전체 게놈을 사용하고 있어 신생아 시퀀싱에 호의적인 입장이다.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설립된 게놈 잉글랜드(Genomics England)는 20만 명 '신생아 대상 대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유아기에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600여 개의 유전 질환을 선별한다. 

 

또한 올해 여름, Genomics England와 U.K. National Screening Committee는 부모가 동의하고 치료 또는 예방 가능한 아동기 질병에 관한 결과만 받으면, 신생아 게놈 시퀀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게놈과 질병 간의 연관성 연구가 미흡하다. 돌연변이가 항상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기 때문에 새롭게 개척해야 할 연구 영역이 존재한다. 

 

미국 NIH가 지원하는 윤리 그룹은 2018년 보고서에서 현재까지의 증거가 '출생한 모든 아기의 전체 게놈 시퀀싱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이 그룹은 돌연변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많은 유전 질환이 치료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막대한 비용도 문제다. 중대하지 않은 질병 변이에 대한 불필요한 검사는 가족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신생아 게놈 검사 비용(아기 한 명당 900달러 또는 연간 5억 4,000만 달러)이 잠재적 이익에 비해 너무 높다고 지적됐다. 


데이터 보관 안전성,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도 필요하다. 매년 태어나는 370만 명의 아기에 대한 게놈 데이터 저장소 등 신생아 염기 서열 분석을 위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생아 시퀀싱이 보편화되면 유전적 분석 결과를 받게 되는 가족들에게 유전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 구축도 뒷받침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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