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안 12월 9일까지 재논의…직역 갈등 부르는 쟁점 '3가지'

간호사 업무 개념에 '보조' 삭제…의사협회·병원협회 반대 '간호사 독자적 영역 구축 시도' 의혹 제기
적용 대상에 요양보호사 포함 놓고 요양보호사·간호조무사 반발…보건의료인력지원법 중복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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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보건의료 직역 단체 간의 갈등으로 확대된 간호법안이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날때까지 계속 심사된다.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간호협회는 '본격적인 논의의 물꼬가 틔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의료계를 비롯한 타 직역 단체들이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에 반대하고 있어 논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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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간호법안'과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조산법안' 등 3건을 병합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여야 복지위 위원들은 간호사 직역을 대표하는 대한간호협회와 의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등 타 보건의료 직역 단체 간의 갈등을 먼저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보건복지부에 직역 갈등을 중재하라고 주문하며 오는 12월 9일 마지막 국회까지 해당 법안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복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대다수 위원은 간호법안의 취지와 향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돌봄 서비스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간호법안이 진정한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고, 직역 간 갈등 유발이 불가피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렇다면, 도대체 간호법안의 어떤 내용이 이토록 직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걸까? 간호법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 3가지를 정리해 봤다.


◆ 간호사 업무 '진료의 보조'에서 '보조' 삭제…의협 "간호사 독자적 영역 구축하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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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첨예한 갈등이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간호사 업무 개념을 재정립한 부분이다.


제정안들은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의 업무 중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에서 진료의 '보조' 표현을 삭제하면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은 "제정안들은 '의사의 지도 하에서'라는 표현과 '진료 보조'의 문언 중복을 해소하고, 현행의 표현이 의사-간호사의 업무관계에 있어 협력적 가치보다 종속·의존적 성격을 부각한다는 우려를 시정하는 조치로서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적 업역 변경의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개정조치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타 의료단체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앞서 전문간호사 업무범위에 대한 복지부 시행규칙 개정에서도 간호협회와 부딪혔던 대한의사협회는 "제정안들이 간호사의 업무에서 '지도'를 '지도 또는 처방'으로 변경하거나 '진료의 보조'를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개방적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사실상 의료행위에 있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여 수행하려고 하는 의도로 판단된다. 이는 현재의 통합적 보건의료체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특정 직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법안으로, 직역 간의 분쟁을 더욱 야기시키고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관련하여, 행정기관과 법원이 각 의료행위의 면허범위 포함 여부를 판단할 때 의료법상 '지도, '진료의 보조'라는 문언에 대한 해석에 기초하여 판단해 왔음을 고려할 때 '처방 하에',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 시 간호사 업무범위에 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가능성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대한간호협회는 제정안에 따르더라도 간호사는 의사의 진단과 이에 따른 지도(또는 처방)에 따라 간호사의 면허 범위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의사 고유의 진료업무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간협은 '진료의 보조'는 1962년 의료법 제정 당시부터 사용하던 구시대적인 용어로, 59년이 지난 현 시대에 맞는 용어인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돌봄 '요양보호사' 포함·타 법률에 우선…요양보호사 단체·간호조무사협회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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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의된 서정숙 의원안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김민석 의원안은 요양보호사도 포함하고, 최연숙 의원안은 조산사와 요양보호사까지 규정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그간 노인복지법과 제정안에 따라 노인 등의 신체활동(또는 가사활동)의 지원을 수행해왔던 요양보호사를 '간호법' 안에 넣어 간호사의 업무에 '요양보호사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지도'를 추가 신설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전문위원회에서도 '돌봄'을 주로 하는 요양보호사는 업무의 영역이 '의료'의 영역과 명확히 구분된다는 측면에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홍형선 수석전문위원 역시 "요양보호사의 돌봄업무 중 다양화·전문화된 간호업무와 기능적 협업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되나, 신체활등 등 지원의 업무는 의료행위와는 본질적 차이가 있고, 장기요양기관 등을 사회복지시설로 분류하고 있는 현행 체계와도 부조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요양보호사 단체 역시 '요양보호사'가 간호법 안에 포함되는 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요양보호사 단체들은 "의료 및 간호 인력은 아니며, 노인 등의 돌봄과 관련하여 관계된 사항은 현장에서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는바 별도의 관제 조항은 오히려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노인 등의 돌봄이 아닌 의료 및 간호 등으로 왜곡, 한정시키거나 또 다른 제3의 간호인력으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 등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인으로 거듭나려는 요양보호사의 발전을 위해서도 타 직종의 간섭을 강제하는 조항을 법조항에 명시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간호법을 다른 법률에 우선해 적용하도록 명시하면서, 현재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 배치를 허용하는 다른 법령들이 무효화될 것을 우려 속에 법집행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돼 의료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자인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간호사를 의무 배치하도록 하여 의원 등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간호조무사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 우려되고, 요양보호사를 간호사의 보조인력화하여 보조인력인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고, 대한병원협회와 치과의사단체, 한의사단체는 간호사 의무배치로 인한 경영난과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만의 보조인력으로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다.


간호사 등의 권익에 관한 사항…중복 많아, 불필요한 위원회 설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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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안들은 간호사 등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항들과 간호인력 양성·수급·처우개선 등을 위한 종합계획 및 위원회 설치 근거를 각각 마련하고 있다.


환자 안전과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적정 간호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므로, 현재의 간호인력 부족 및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그 근본 원인인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미 지난 2019년 4월 제정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의료인‧간호조무사‧의료기사 등 보건의료인력을 적용대상으로 인력양성·수급 및 복지향상을 위한 계획의 수립·시행, 실태조사, 심의위원회, 인권보호 등에 관한 사항을 일괄하여 규정하고 있어 중복된다는 점이다.


또한 제정안의 '간호인력 지원센터'는 현행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와 '보건의료인력지원전문기관'이 이미 수행하고 있는 기능이며, 간호종합계획의 수립, 간호정책심의위원회, 간호사 등 실태조사의 경우,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시행령에 근거하여 분야별 전문위원회 설치 가능),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분야별 심층조사 가능)를 통한 집행도 가능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에서도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행정기관의 장은 성격과 기능이 중복되는 위원회를 설치·운영해서는 안되며, 불필요한 자문위원회 등이 설치되지 않도록 위원회를 통합하여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음으로, 이미 설치된 위원회를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복지부도 간호사 별도 규율에 대해 "타 직역간 연계성 저하, 행정체계 정합성 부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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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풀어야 할 매듭이 많은 상황에서 복지부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간호인력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제정 의도·취지에는 공감하나, 현행 의료법·보건의료인력지원법 및 보건의료 체계와 직역 간 업무범위 등을 고려하여 독립법 제정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의료서비스는 의사,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역이 협업·연계하여 제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의료인의 자격·업무범위에 대한 통합적 체계가 효율적이고,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육성, 근로 조건 등에 관련된 사항을 별도로 규율할 경우 타 직역 간의 연계성 저하, 행정체계와의 정합성 부족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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