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선 의료기관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성과평가 서류 제출 및 불참 시 사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코로나 대응에 정신없는 의료기관에 행정 업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한 병원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수가는 사전에 정해진 행위를 하고 그에 따른 수가를 받는 것인데 성과평가에 불참시 사유서를 내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코로나 시기 안그래도 힘든 의료기관들 행정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노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도태, 이하 공단)은 지난해 코로나 대응을 위한 병상확보 명령 이행 등으로 코로나 입원치료병동 운영이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2022년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기관 성과평가 참여 대상 사전제출 서류 안내'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통합병동 또는 일반병동을 코로나 입원치료병동으로 전환한 경우, 중수본 병상확보명령 공문 혹은 코로나 방역기관 지정문서, 병동 운영 변경 신고 공문 등 제출해야 한다.

이 서류를 기반으로 5월 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기관 참여 대상 성과평가 사업설명회를 여는데 만약 불참할 경우, 4월 22일까지 반드시 사유서를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시범사업에 불과하고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됐는데 성과 보고를 위해 참석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들 대부분이 아마 공단 지사들이 사정해서 참여했을 것이다. 성과평가 불참은 의료기관에서 판단할 일로 사유서를 내라는 것은 공단의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불참사유서를 내라는 것 자체가 기관들에 기분 나쁜 일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들이 응해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협조이지, 강제가 아니다. 건보공단이 비대해지고 방만해지다보니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한채 의료기관을 아래로 보는 풍조가 생긴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에서 분노한 것은 비단 이번 공문 때문만이 아니다. 그동안 누적된 행정부담과 공단의 행태가 쌓여 불만이 팽배했던 상황.

코로나 사태 당시 특히 개원가는 방역지침이 새롭게 변화할 때마다 최소 인력이 행정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했고, 병원들도 자주 바뀌는 방역 기준에 공문 서류 더미 속에 헤매야 했다.

병원계 관계자는 "의료기관들이 이번 건 하나만 가지고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공단의 행태가 전반적으로 퍼져있다"며 "그동안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참여한 기관들에 불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가 많았는데 의료기관을 '을'로보는 행태는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