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모자란다는 병원…숫자가 아니라 '처우'가 문제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대착오적 처우까지…"당신 같으면 가겠나?"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2-01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 간호인력 부족 현상에 간호사들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절대적인 간호사 총량이 부족하다는 병원과 간호사 수급 불균형이 문제라는 간호계의 갈등 속에 실제 현장의 간호사들은 "숫자가 아닌, 처우가 문제"라는 반응이다.

지방의 모 대학병원에 다니다 휴직 중인 A 간호사는 "시대착오적인 3교대 근무 속에 뿌리 깊은 간호사 위계질서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 참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작은 조직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봉이 작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에 중소병원을 알아봤지만, 대학병원보다 더 과중한 업무를 강요했고, 지방 취약지라는 핸디캡을 이겨낼 어떠한 메리트도 찾지 못해 일을 쉬고 있다"라며 "당신 같으면 이 같은 환경에서 버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지방 중소병원에 다니다 서울의 중소병원에 취직한 B 간호사는 "처음 지방 중소병원에 다닐 때 병원이 나를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나갈 사람이라는 듯이 대하며, 매일 혹사당한다는 기분이 들어 일을 관두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로 병원을 옮기면서 돌잔치(근무 1년 차 신규간호사에게 해주는 축하 잔치)도 해주고, 나를 병원의 일원으로 대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만족하고 있다"며 "이 병원은 유연근무제도 시행하고 있어, 일은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인간답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실제로 높은 퇴사율과 유휴 간호사의 숫자가 말해주고 있듯이,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심각한 지경이다.

오래된 지적 속에서도 현장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던 경직된 3교대 근무, 직장 내 위계질서 등 문화, 특히 여성으로서 갖는 임신, 출산 등의 문제들은 이제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겨우겨우 개선되고 있다.
 
▲ 지난해 국회에서 개최된 간호 인력난 해결책 마련 토론회
 
간호계 관계자는 "실제로 간호사가 없는 병원들 대다수는 간호사들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에 전혀 나서지 않는 병원들"이라고 지적하며 "정말 간호사를 채용하고 싶다면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간호계의 목소리에도 현재 정부가 내놓고 있는 간호인력 대책은 유휴간호사 교육 등 병원에 임시방편으로 간호사 인력을 지원하는 내용 뿐이다.

간호계 관계자는 "간호대학 정원 증가를 주장하는 병원과 근무 환경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간호계 사이에서 정부가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먼저 현장에서 죽겠다는 간호사들의 민원부터 처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 초까지 간호사 인력 추계를 내 향후 '간호인력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진취적인 대책이 나올지 간호계 모두 기대 반 우려 반의 심경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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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2017.08.21 01:19:14

    간호사연봉이  의사보다 많으면 의사수 늘릴거예요.간호사가 필요한 게  아니고 인건비가 싼 의료인이  필요한거죠 간협은 의사를 위한 협회인가요!  의사연봉 보존해주기 위해 간호사들이  있는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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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2017.02.13 10:22:51

    저도 공감합니다.육아와 병원근무를 병행할수없는 환경과 처우를 빨리 개선해야할것입니다.
    배출된 간호인력이 모자라는것이 아니며 이런현상은 대학증설과 증원증설로도 되풀이되는 악순환일것입니다.병원들은 근본문제 해결없이 간호대학에서 인원만 많이 배출되면 싼값에 간호사를 쓰려고만 하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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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2017.02.06 13:47:41

    서울에서 대학병원 근무하는데, 노동강도도 센데 월급은 이에 비하면 보통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병원이라도 월급 여기보다 더 주고 노동강도 약하면 갈의향있다. 특히 비전을 보여달라. 단순히 소모품취급당하면 거길 왜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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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2017.02.01 16:23:23

    정말 맞는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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