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출퇴근 시간, 우울증 가능성 높인다

스트레스 해소·피로 회복·운동 시간 부족 유발
출퇴근 60분 소요군, 30분 미만보다 우울증 가능성 1.16배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2-06 15:23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최근 'Journal of transport and heath'(피인용지수 3.78)지에 '통근시간과 우울증상 사이 연관성에 대한 연구(Association between commuting time and depressive symptoms in 5th 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제5차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활용, 20~59세 근로자 2만3415명을 대상으로 성별과 연령, 교육 수준, 소득, 지역, 결혼 상태, 자녀 유무, 직업, 주당 근무 시간, 교대 근무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하루에 출퇴근 시간이 60분 이상 소요되는 사람이 30분 미만인 사람에 비해 우울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1.16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출퇴근이라는 행위는 그 자체로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앗아가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시간적 여유가 줄면 수면,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육체적 피로를 회복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또한 운동과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에 투자할 시간도 줄어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별에 따른 긴 출퇴근 시간과 우울증 증상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남성은 ▲미혼인 경우 ▲자녀가 없는 경우 ▲장시간 근로를 하는 경우에 두드러졌다. 반면 여성은 ▲다자녀(2명 이상)인 경우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에 증상이 더 잘 관찰됐다. 이는 한국에서 주로 여성이 가정의 주양육자 역할을 맡고 있어서 긴 출퇴근 시간이 건강에 긍정적인 활용 가능시간을 제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긴 출퇴근 시간이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존재하지만,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일과 가정이 균형있게 양립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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