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피부과' 의원은 늘어만 가는데‥전문의·일반의 구분 어려워

비급여 인기 과목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일반의 개원 증가‥간판 꼼수 여전
일반의와 전문의 구분 명확해야‥제대로 된 정보 전달과 목적에 맞는 치료 제공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4-01-18 11:1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내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원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개원하는 의사들이 늘어난 탓이다.

그런데 이 많은 의원들 속에 정작 전문의는 몇이나 될까.

전문의가 되려면 가장 먼저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고 합격해야 한다. 이후 의사 면허를 받은 후 다시 인턴, 레지턴트의 수련 과정을 거쳐 국가로부터 전문의 자격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른바 '의대생-전공의-전문의'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다.

일반의는 인턴, 레지던트를 포함하는 이력 없이 의료 활동을 시작한 의사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를 딴 후 전공의 수련을 받지 않아도 곧바로 개원을 할 수 있다.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더라도 본인이 전공한 과가 아닌 다른 과로 병원을 개원한 경우,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의사들이 바로 병원을 개원한다면 이들은 모두 일반의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2022년 일반의가 새로 개원한 의원은 총 979곳이었다. 

이 중 피부과가 21.9%(843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내과 10.8%(415건), 성형외과 10.7%(415건), 가정의학과 10.7%(41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비급여 인기 과목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일반의 개원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용, 성형 분야의 경우 간단한 시술로 시작할 수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다. 또한 연차가 늘어나고 새로운 술기를 익힐수록 보수가 늘어나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개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젊은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힘들고 보수가 적은 필수의료로 가지 않고, 전공의 수련 없이 취직을 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의의 개원이 늘어날수록 전문의와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의와 전문의는 수련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싶다면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받으면 법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으나, 일반의가 개원을 할 경우 주로 하는 '진료과목'을 명시해야 한다.

반면 전문의는 의사 면허 취득 후 긴 수련 과정을 거쳐 국가 자격을 받아 '전문과목'을 표시할 수 있다.

진료과목와 전문과목은 엄연히 다른 무게를 갖는다.

예를 들어 의료법상 병·의원 간판은 환자가 전문의와 일반의를 구별할 수 있도록 규정에 맞춰 표기해야 한다. 간판에는 ▲병원 고유 명칭 ▲전문과목 명칭 ▲의료기관 종류 명칭 ▲진료과목 명칭이 들어가야 한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라는 전문과목 명칭은 해당 과에서 수련 과정을 마친 전문의만 사용 가능하다.

일반의가 개원을 했다면 간판에 '진료과목 피부과' 혹은 '진료과목 성형외과'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 진료과목과 전문과목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간판에 진료과목을 작게 표시하거나, 외부 간판은 제대로 법을 지켰으나 건물 내부와 홈페이지에 마치 전문의가 운영하는 듯 착각하게 만들 꼼수는 많았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택하는 일반의 숫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단속과 처벌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대한피부과의사회와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등은 진료 영역의 침범을 우려하고 있다. 각 의사회는 전문의 구별법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홈페이지에 전문의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부과의사회는 피부과전문의와 미용만을 추구하는 비피부과전문의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차별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성형외과의사회도 일반의가 연루 및 구속된 사건으로 인해 억울한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의사의 자격·경력·전문성 등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물론 일반의의 진료가 위법은 아니다. 다만 일반의와 전문의의 구분을 명확히 해 환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목적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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