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벌어진 간호사 사망 사건…정부대책·간호법 영향 주목

전북 전주 종합병원 중환자실 근무 20대 간호사 극단적 선택
가혹행위 '태움' 가능성 놓고 수사…병원서는 가능성 일축
政, 근무환경 개선 '제2차 종합대책' 추진…결과 주목 불가피
재발의된 간호법과도 연관 가능성…간호계 공론화 계기되나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1-23 06:0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젊은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돼 향후 정부가 추진 중인 간호인력 대책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 A씨가 자택에서 숨져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A씨 사망에 대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 옆에 고위험 약물이 담긴 주사기가 놓여있어 스스로 투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극단적 선택에 따른 간호사 사망 사건은 그간 의료계에서 다뤄진 간호사 집단 내 가혹행위, 이른바 '태움'과 연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 사례와는 다르다.

2021년 11월 경기도 의정부 지역 내 종합병원에서 벌어진 간호사 사망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과 폭행 등 태움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한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병원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등 태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아직 배경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사망 사건은 시기적으로 정부와 간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25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종합대책에는 ▲질 높은 간호인력 양성 ▲근무환경 개선 통한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 ▲방문형 간호서비스 활성화 등 3가지다.

이 중 주목되는 것은 근무환경 개선이다. 근무환경은 태움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간호계 단체인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에서는 한 입장문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악습을 만드는 근본적 원인인 근무환경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에는 괴롭힘 외에도 과중한 업무, 사직을 못하게 하는 정황 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간호등급제 개선, 간호사 법정 배치기준 개선, 교대근무 개선, 간호인력지원센터 확대 등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 때문에 만일 이번 사망 사건 배경이 태움으로 밝혀지면,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책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간호법 제정 공론화를 재추진 중인 간호계에도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간호법 제정안은 국회를 통과한 뒤 정부 손에 의해 폐지됐으나, 지난해 11월 야당 측 주도 하에 다시 발의된 상태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계는 성명서 발표와 세미나 등으로 사회적 공론화에 주력하고 있다.

간호계는 간호법이 간호사 근로 조건과 업무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간호법이 제정되면 일부 현장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간호사 태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사망 사건은 경우에 따라 추후 간호법 제정 공론화 과정에 큰 계기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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