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는 식습관, 위암 유발 요인으로 작용

[도움말]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17 14:47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은 초기 증상이 위궤양이나 위염과 비슷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 치료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사진>는 "위암은 조기 발견 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암은 서구에 비해서 한국인들에게 많은 대표적인 암 종으로 짜게 먹는 식습관과 연관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성인 기준 1일 소금 섭취 권장량은 5g 이하이지만,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하루 약 15~20g 정도를 섭취한다. 하루 섭취 권장량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많은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위암은 우리나라 암종 중 발생률 3위(갑상선암 제외)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가 많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전체 위암 환자 수는 갑상선암(3만 5303명)과 대장암(3만 2751명), 폐암(3만 161명)에 이어 2만 9361명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남성에게 위암은 전체 암 환자 중(갑상선암 제외) 폐암(14.7%)에 이어 전체 13.6%로 2번째로 많은 암종이었다. 여성에게는 전체 5번째로 많이 발생해 남성에게 많은 암종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암 발병률이 서구권 국가에 비해 높은 것도 식습관과 관련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어릴 때부터 반찬, 면류, 찌개 등 짜게 먹는데 익숙해져 있다. 평소 식사에 국을 곁들이는 등 국물을 좋아하는 식습관은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게 한다.

국내 위암 환자는 지속 증가 추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위암 환자는 지난 2017년 15만 6128명에서 2021년 15만 9975명으로 4년 사이 3847명(2.5%)이 늘었다.

음식을 짜게 먹은 사람의 위벽에는 염증이 쉽게 발생하고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식습관이 지속되면 위벽의 염증이 악화된다. 게다가 헬리코박터균 보유자라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위 속 강한 산성 환경 속에서도 생존하는 헬리코박터균은 음식을 여러 사람과 나눠먹는 습관으로 타인에게 감염된다. 헬리코박터균 단독으로는 위암을 유발하지 않지만, 다른 요인과 함께라면 위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흡연 역시 위암의 주요 원인이다. 담배를 태울 때 발암물질이 침을 통해 위 점막에 작용해 암세포를 생성하는데 일조한다. 

한 가정 내 가족들은 이런 나쁜 생활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위암 역시 가족력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 역시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암의 초기 증상은 위염이나 위궤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들은 위암 초기 증세가 있어도 소화불량이나 위염 정도로 생각해 소화제 등으로 버티다 병을 키울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이다. 암이 위의 입구에 위치하면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한다. 출구인 유문부에 생기면 음식을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토하게 된다. 또 혈관이 파열되면 출혈이 발생해 혈액을 토하거나 혈변을 보고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 외에도 체중감소, 복통, 구역질, 식욕 부진, 흑색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위암 증상은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과 혼동하기 쉽다. 따라서 스스로 진단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단은 위정밀 X-ray나 CT 검사로 가능하지만, 위내시경이 가장 정확하다. 최근에는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져 조기 진단 위암이 늘고 있다. 수술이 가능한 위암이라면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위암 1기는 90~95%, 2기는 약 75%, 3기는 25~50%, 4기는 5~10% 정도로 완치된다. 

조기 위암 완치율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40세 이후라면 매 2년 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40세 이후엔 4년 이상이 경과되면 위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될 수 있다. 20~30대 젊은 층도 방심해서는 안 되며 2~3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위암은 조기발견으로 치료 가능하지만,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해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어릴 때부터 짠 음식보다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에 과식과 과음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소화 불량이 지속된다면 소화제 등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에 찾아가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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