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디테일링은 옛말?"…존재감 커지는 제약 디지털 마케팅

제약 마케팅 디지털 전환으로 日 기업 80% 이상이 MR 감원    
국내 의사 66.8%은 "온라인 선호"…처방에도 긍정 영향 92% 
디지털 마케팅 비중 높아질수록 MR 감소에도 영향 줄 듯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23 05:5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 최근 5년간 일본 제약기업 80% 이상이 영업 인력(Medical Representative, MR)을 감원했다. 대신 이들은 마케팅·세일즈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에 더욱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국내 한 의사 전용 지식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따르면 의사 회원 66.8%는 제약사의 온라인 마케팅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마케팅을 더 선호한다'는 답변이 2년 전 42.5%였던 것과 비교하면 24.3%p 상승한 셈이다. 특히 20대는 74.47%, 30대 71.26%를 보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대면보단 온라인 마케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료실 밖에서 무한 대기하던 제약 영업사원들도 향후에는 옛말이 될지 모를 일이다. 국내외 제약 영업 방식이 점차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제약업계 디지럴 마케팅 사례가 증가한 후 의사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아지면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제약업계에서 디지털 마케팅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이유로 의사들의 제약사 디지털 마케팅 선호와 이용 증가를 꼽는다. 바쁜 일과 중에도 정보를 효율적으로 습득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인터엠디가 지난달 말 의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제약사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온라인 마케팅을 더 선호하는 이유로 의사 46.9%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 습득이 용이하다'고 답했다. 

또 '관심 있는 정보만 선별해 습득할 수 있다'는 답변이 24.5%로 뒤를 이었다. 의사 16.6%는 '오프라인보다 짧은 시간에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의견은 가까운 일본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본 제약·바이오 전문매체 믹스가 최근 일본 내 제약사 30곳 마케팅세일즈 부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업 디지털 전환의 장점으로 '고객 대응 밀도 향상'(89.7%)이나 '정보의 질 향상'(82.8%)을 꼽았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은 의사 처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엠디 설문에 따르면 제약사 디지털 마케팅이 처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은 92.0%였다. 

그중에선 '신제품에 대한 정보 습득에 유용하다'는 답변이 4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존에 처방하던 약제의 추가 정보 습득에 유용하다'(29.8%), '나의 전공분야에 맞는 흥미로운 주제 및 정보 습득에 유용하다'(20.8%)가 뒤를 이었다. 
대면으로 자사 제품 정보를 제공해 판매를 증진시키는 디테일링이 뒤따르지 않더라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의약품 정보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처방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외국계 제약사 디지털 마케팅팀 관계자는 "고객과 접점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내려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영업사원들이 고객들께 이메일로 한 페이지 논문 요약본, 카드뉴스 등을 발송하면, 상세한 정보가 필요한 의사들에겐 자사 의학정보 포털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MR 인력 감소 vs 일부 기업에 그칠 것 

DX가 제약사 주요 비즈니스 전략이 되면서 기존 MR 인력들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시각이다. 영업·마케팅의 디지털 전환은 각 제약사로선 MR 인력 감축을 실행하는 주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A외국계 제약사 국내법인은 2022년 일부 사업부서 개편을 단행하면서 일부 MR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신 디지털 마케팅 부서를 더욱 강화했다. 다른 B외국계 제약사도 지난해 디지털 디테일링 부서를 강화하며, 일부 사업부에 대한 MR 인력을 정리했다.

일본 제약업계 역시 DX가 가속화되면 MR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거라 봤다. 앞서 일본 제약사 30곳 마케팅세일즈 부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7.6%은 연간 MR 인력이 10% 이상 감소할 거라 예측했다. 

디지털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더라도 MR 감소는 소폭에 그칠 거란 의견도 있다. '디지털 피로도' 때문이다. 각 제약사들이 앞 다퉈 디지털 디테일링을 내세우더라도 이용하는 정보 포털은 소수 상위 제약사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기적이고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가 생명이기 때문에 일부 제약사들은 MR을 대체할 순 있어도 완전한 대체는 힘들다고 했다. 

실제 인터엠디에 따르면 제약사가 개발한 의사 전용 포털에 가입한 의사 34.9%는 1~2개, 42.1%는 3~4개에 그쳤다. 

C제약사 한 MR은 "홍보성 위주 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해 웹 심포지움이 아니면 가입 자체도 꺼리는 고객들도 제법 많다"라며 "디지털 디테일링을 잘하는 극소수 제약사를 빼고선 MR을 대체하기란 힘들 것 같다. 관계를 중요시여기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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