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100만이 모인 집회, 국민 옆에 의사는 없었다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12-12 05:53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사태로 탄핵 정국을 맞았다. 의료계는 계엄 선포 당시 포고령에 '처단' 대상으로 적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계엄 사태로 공포에 질리고 분노한 건 비단 의료계뿐만이 아니었다. 국민들은 계엄 사태에 거리로 나섰고,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국회 앞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여 탄핵을 외쳤다.

이날 의료계는 의료개혁 추진 이래 처음으로 국민과 같은 자리에 설 기회가 있었다. 의사들만 모인 도로 위에서 의대정원 철회를 외친 궐기대회처럼 중계차량을 동원하거나 드론을 띄울 필요도 없었다. 혹시 모를 부상에 대비한 의료지원 부스만 곳곳에 설치해도 됐다. 같은 맥락에서 같은 대상에게 분노한 국민 100만 명에게,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를 통해 들어주지 않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이날 집회 현장에 의료계를 대표할 만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계는 뒤늦게 의료지원을 결정했지만, 그마저도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위가 주관하는 의료지원에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아닌 일부 산하단체가 참여하는 형태다. 민주당 보건의료특위는 지난 9일부터 의료지원 지원자를 모집했고, 10일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참여를 결정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그 자리에 모인 100만 국민도 의료개혁이나 의료계엄엔 찬성, 묵인하지 않았나'라며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그런 식의 접근으로는 '의사가 올바른 얘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토로하며 국민이 찬성하는 의료개혁이 뚜벅뚜벅 걷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언제나 의료개혁 필요성으로 국민을 들었고, 당위성으로 국민 동의를 내세웠다. 이런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더라도, 의료개혁이 잠시 동력을 잃더라도 사라지진 않는다. 

의사 직역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은 한순간에 드라마틱하게 이뤄지진 않는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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