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1형 당뇨병 환자의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패치형 펌프)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상적 유용성에도 비급여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크고, 수급마저 불안해 국내 패치형 펌프 사용률은 극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패치형 펌프에 대한 사용 문턱을 낮춰야 1형 당뇨병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국회 건강과돌봄그리고인권 포럼은 국회의원 회관에서 '1형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펌프 접근성 확보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란 주입선이 없이 패치 형태로 인슐린을 공급해주는 기기를 말한다. 신체에 부착한 후 기기를 작동하면 적정 용량의 인슐린이 투여돼 활동성과 편의성이 높다.
그럼에도 패치형 펌프 국내 사용률은 높지 않다. 글로벌 제품인 인슐렛 '옴니팟'이 국내 출시를 줄곧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형 당뇨병 환자나 가족들은 해외 직구를 하고 있지만, 통관 절차가 쉽지 않아 구입에 늘 애를 먹고 있다.
국산 패치형 펌프인 이오플로우 '이오패치'가 국내선 유일하게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지만, 비급여인 탓에 연간 치료비용은 약 800만원이다. 이마저도 인슐렛의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으로 인해 국내 수급은 쉽지 않다.
이에 인슐린당뇨병가족협회 이미선 회장은 "패치형 펌프 접근성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 패치형 펌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내년 1월 또 다른 패치형 펌프 제품인 '케어레보' 출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단일제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만약 케어레보가 출시된다면 비로소 급여 논의 또한 가능해진다는 의견이다.
이 회장은 "해외 의료기기인 옴니팟도 국내 진출을 검토 중인 만큼, 복지부는 케어레보 출시와 동시에 급여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도 급여화 의견에 힘을 실었다. 1형 당뇨병 환자의 정밀한 혈당 관리에 패치형 펌프가 큰 이점을 주는 만큼,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세종병원 이정선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인슐린 펌프는 건강한 췌장을 따라한 기구"라며 "인슐린 펌프를 미세하게 조정해 고혈당과 저혈당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야간, 새벽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패치형 펌프는 혈당변동성을 줄여 1형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켜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에도 효과적이라 했다.
이 과장은 "(패치형 펌프는) 질병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은 사회활동이 가능하게 해준다"며 "(1형 당뇨병 환자가)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게 될 경우 의료기기 및 집중 교육 지원금액보다 훨씬 큰 액수의 경제적 공헌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치형 펌프는 1형 당뇨 학생의 학교생활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거란 주장도 나왔다.
인천경원초등학교 이혜정 보건교사는 "패치형 펌프는 1형 당뇨 학생의 자존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유선 인슐린 펌프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가벼워 옷 안에 쉽게 가려지기 때문에 주변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제시했다.
산업계도 패치형 펌프 급여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환자 선택권 측면에서 해외 패치형 펌프가 국내 안정 수급되기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진휴 부회장은 "국내 패치형 펌프 시장이 작아 외국 제조사가 한국에 진출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개인 직접구매 방식보단 국가 공공기관이 수량을 확보해 판매처와 협상을 거치고, 가격을 특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역할을 맡기는 방법이 강구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내 패치형 펌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급여화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 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정귀영 사무관은 "건강보험이기 때문에 급여 우선순위 등에 대해선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패치형 펌프가) 국내 한 제품만 출시가 됐지만, 현재 법적 분쟁도 겪는 걸로 알고 있다. 국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건보공단과 (급여 여부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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