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MO 2021'‥늘어난 폐암 치료제들, '접근성' 문제 제기

EGFR 변이 폐암에서 '타그리소' 1차 치료제 급여 상황 비교
'키트루다' 단독 및 병용요법도 1차 치료제 급여 확대 필요성 언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05-2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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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1년 '대한종양내과학회(KSMO)'에서는 '폐암' 1차 치료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그동안 폐암은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했고, 이제는 어떤 약을 먼저 사용해야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에는 1차 치료제가 대거 출시됐다. 


1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는 아스트레제네카의 '이레사(게피티닙)'와 로슈의 '타쎄바(엘로티닙)'가 있다. 이후 2세대 약물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아파티닙)'과 화이자의 '비짐프로(다코미티닙)'가 등장했다.  

 

이어 3세대로 구분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1차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밖에도 릴리의 '사이람자(라무시루맙)'가 엘로티닙과 병용해 EGFR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그 중 국립암센터 한지연 최고 연구원은 타그리소에 주목했다. 


타그리소는 FLAURA 임상으로 1차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한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8.9개월로 비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10.2개월 보다 두 배 가까운 연장을 보였다. 사망 위험 역시 37% 가량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타그리소는 중추신경계 질환 진행 위험에 있어 장점을 갖는다. 타그리소는 대조군(게피티닙/엘로티닙) 대비 중추신경계 질환 진행 위험을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중추신경계 전이 환자에서도 질병 진행 또는 사망하지 않는 기간을 연장시켰다.


타그리소는 EGFR T790M 변이에 대한 2차 치료, EGFR 변이 1차 치료에 이어, EGFR 표적치료제 최초로 초기 병기(1B-3A) 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도 사용된다.


초기 병기(1B-3A) 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을 평가한 ADAURA 연구에 따르면, 24개월 시점 무질병생존율(DFS) 기준, 2-3A기 환자의 질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은 타그리소군이 위약 대비 83% 감소했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타그리소군의 89%, 위약군의 52%가 암 재발 없이 생존했다. 타그리소는 병기, 이전 보조항암화학요법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무질병 생존율 결과를 나타냈다.


한지연 최고 연구원은 "타그리소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은 상당히 큰 변화를 줄 치료법이다. 타그리소는 폐암의 초기 단계부터 후기 단계까지 EGFR 변이에 대한 전반적 치료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인 '비짐프로'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하위그룹 분석에서 일관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 


비짐프로는 국내에서 2020년 12월부터 EGFR 활성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급여가 적용됐다.


비짐프로의 강점은 아시아인 대상 확실한 임상데이터가 있다는 점이다. ARCHER 1050 연구에서 346명의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게피티닙 대비 비짐프로를 비교한 결과, 비짐프로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6.5개월로 게피티닙 투여군의 9.3개월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는 ARCHER 1050 전체 임상의 비짐프로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14.7개월보다 더 연장된 결과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비짐프로 투여군 37.7개월, 게피티닙 투여군 29.1개월로 약 8.6개월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은 비짐프로 용량조절군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또한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비짐프로 투여군에서 16.6개월로 게피티닙 투여군 8.3개월 대비 약 2배 연장된 효과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선종무 교수는 "EGFR을 표적으로 한 폐암 치료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뚜렷한 1차 치료 효과를 입증한 비짐프로는 충분히 가치있다"고 말했다. 

 

◆ 키트루다와 전이성 NSCLC = 경상국립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원 교수는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등장으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5년 생존율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KEYNOTE-024를 통해 키트루다는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PD-L1 ≥50%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장기적 효과를 입증했다. 5년 장기 추적 연구 결과, 키트루다 '단독요법'군의 사망 위험은 38%나 줄었으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6.3개월로 항암 화학요법 대비 생존기간을 2배 늘어났다. 


5년 생존율(5-year OS rate)은 각각 31.9%, 16.3%로 약 2배 향상됐으며, 특히 2년간 키트루다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2.1%가 5년간 생존했다. 


더불어 KEYNOTE-189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과 상관없이 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과 1차 병용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2배 더 긴 생존기간 연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OS(중앙값)는 키트루다군 22개월, 대조군 10.6개월이었으며, 3년 OS 생존율은 31.3%, 대조군은 17.4%였다. 또 3년 PFS는 11.8% vs 1.3%였다.


KEYNOTE-407 임상도 키트루다의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병용요법(카보플라틴, 파클리탁셀 또는 냅-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의 혜택을 보여준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관계없이 ▲PFS2(다음 차수에서 객관적 종양 진행이 일어나거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의 시간) 위험이 41% 감소했다. 1차 치료 시 키트루다 병용요법 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 단독 투여군 대비 ▲전체생존기간이 1.5배 높고(17.1개월 vs 11.6개월, 중앙값 기준) ▲사망 위험은 29%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은 43% 낮게 나타났다. 


◆ 폐암 치료제의 접근성 문제 = 이날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큰 발전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오래도록 증명된 임상적 혜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자 치료 접근성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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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타그리소의 급여는 오직 폐암 2차에만 적용되고 있다. 이는 해외와 상당히 비교가 되는 수준이다. 


국립암센터 한지연 교수는 "전 세계 40여개 국에서 타그리소 1차 급여를 해줬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보험이 되고 있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의 입장에서 임상적 근거가 있는 약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이 아쉽다. 이는 최근의 암 치료 흐름과 맞지 않는다. 오시머티닙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만간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키트루다도 비슷한 상황이다. 키트루다는 오래도록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 그것도 PD-L1 50% 이상의 조건에 묶여있다. 그동안 1차 치료로의 급여 확대를 위해 여러 움직임은 있었지만 쉽지는 않아보인다. 

 

이에 한국은 OECD 상위 10개국 중 키트루다가 폐암 1차에서 급여가 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됐다. 현재 폐암 1차에 키트루다가 급여 적용된 국가는 전 세계 52개국이다. 1차 & 2차 급여 적용국은 총 54개국으로 이 가운데 한국과 레바논만 폐암 2차에만 급여가 된 상태다.

 
이외에도 OECD 전체 회원국 37개국 중 31개국, 즉 약 84%에서 폐암 1차 치료로 키트루다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보다 1인당 GDP가 낮은 슬로베니아, 체코, 브라질 등 30개국도 키트루다 1차 급여를 결정했다. 

 

의사들은 폐암의 경우, 1차 치료가 가장 중요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말기 폐암 환자 세 명 중 한 명(27.1%~36%)은 1차 치료 후 그 다음 2차 치료까지 이행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치료를 포기하곤 하다. 그렇기 때문에 1차부터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아직까지 어떤 치료제를 가장 먼저 써야하는지에 대한 답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껏 출시된 표적치료제들이 결국 내성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오래 무진행생존기간을 지속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효과가 보다 강력한 약을 먼저 사용해 최대한 재발을 늦추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를 현재 급여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 결과와 간접 비교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의 절대값이 긴 약들이 있다. 전반적인 치료 관점에서 순차 치료를 고려했을 때, 국내 폐암 환자에게 여러 제안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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