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의사 돕는 왓슨 도입, 한국형 3분 진료에 '적합'

IBM "환자상태, 최신문헌 토대로 즉시 환자별 맞춤진료·처방 가능"
10월부터 본격 왓슨 진료 시작..다학제 방식에 '왓슨' 참여하는 형식
길병원 "최종 책임은 의사가..진료의 질 높이고, 비용 절감될 것"

서민지 기자 (mjseo@medipana.com)2016-09-08 12:15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병원에 의사의 처방과 진료를 돕는 '알파고'가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인 왓슨을 도입하는 길병원은 모든 환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천대 길병원과 IBM은 8일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도입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길병원 이 언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이 이같은 도입 이유를 밝혔다.
 

왓슨은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암환자 치료에 도입을 결정한 IBM의 인공지능(AI) 컴퓨터로,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사전에 학습한 방대한 양의 논문, 진료기록 등을 분석해 진단과 치료방법까지 제공하며, 의사는 이를 의사결정에 참고하게 된다.
 
왓슨은 300개 이상의 의학저널, 200개 이상의 의학교과서,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전문서적 등의 정보를 이미 습득했다. 즉 사람이 단시간 분석하기 어려운 방대한 근거를 기반으로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왓슨 정확도는 전문의 판단과 90%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14년 미국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왓슨의 진단 일치율은 대장암 98%, 직장암 96%, 방광암 91%, 췌장암 94%, 신장암 91%, 난소암 95%, 자궁경부암 100%에 달한다.
 
IBM 로버트 메르켈 왓슨 헬스 종양학·유전학 총괄사장은 "헬스케어 분야는 5년마다 그 지식의 양이 2배씩 늘어나고, 2020년이 되면 40일만에 의학정보가 2배가 된다"면서 "이는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에만 전세계적으로 4만 4,000건에 달하는 온콜로지(종양학) 논문이 의료학술지에 발표됐고, 이는 매일 122개의 새로운 논문이 발표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로버트 총괄사장은 "환자진료에 모든 근거를 적용하기에는 의사의 인지범위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며 "전세계적으로 환자 진료시간이 15분에 불과한데, 짧은 진료시간의 환경에서는 환자 상태 이해와 다른 질병 유무, 약물 부작용이나 효능, 종양의 크기 및 일관성 맞춤형 처방과 진료의 선택 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왓슨은 의사와 달리 짧은 진료시간에 수많은 의학문헌 등을 토대로 개별 환자에 맞는 근거 중심의 진료와 처방을 내릴 수 있다"면서 "인간 대체가 아닌 인간-왓슨의 파트너쉽으로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병원 "세계 최고 암센터 진료, 절감된 비용으로 의료민주화"
 
이 같은 이점이 있는 왓슨을 첫 도입한 길병원은 '의료민주화' 차원에서 도입을 결정했으며, 오는 10월부터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왓슨 진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길병원 이언 정밀의료추진단장은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빈부에 따라 갭이 크다"면서 "왓슨 도입시 누구나 평등하게 세계 최고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최고 진료가 가능하면, 의료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된 진료 방식은 다학제 방식에 왓슨이 전문의처럼 함께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 전문의와 함께 어떻게 진료를 할지 의견을 내도록 할 것"이라면서, 다만 "각 개별 의사들이 원하면 진료실에도 왓슨을 놓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왓슨을 통해 진단오류를 줄이는 것은 물론, 검사남용을 방지해 진료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이는 환자의 건강과 경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혜택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왓슨이 진료에 참여는 하되, 의료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고 명확히 했다.
 
이 단장은 "환자 치료 주체는 의사다. 의사들이 더 잘 일할 수 있게 '적토마'인 왓슨을 준 것"이라며 "즉 왓슨은 병원에서 '자동주행자동차'가 아니라,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최종 결정은 의사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병원은 왓슨을 암 치료 활용에만 국한하지 않고, 앞으로 고혈압, 당뇨, 난치성질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주도 국가 과학기술전략회의 9대 중점과제인 정밀의학과 인공지능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 단장은 "5천만 코호트인 심평원과 공단의 빅데이터, 생애주기 데이터 등을 왓슨과 연계해 다양한 연구를 시행하겠다"며 "가천대에 설립 예정인 가천인공지능기술원과 협력해서 의료 외에 다양한 분야로도 응용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길병원에서 왓슨 진료는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능하며, 왓슨 진료 예약은 전화는 물론 인터넷, SNS, 직접 방문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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