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과에서 지원율 100%로 변신‥비뇨의학과 의사들 평가는?

지원율 증가가 어려움 해소됐다는 의미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운 입장
초고령사회에 노인 질환 증가‥비뇨기계 질환 수술하고 치료할 의사 여전히 부족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2-26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3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반전의 주인공은 '비뇨의학과'였다.

기피과로 알려진 비뇨의학과가 전반기 모집만으로 전공의 지원율 100%를 넘겼기 때문이다.

비뇨의학과의 지원율 향상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비뇨의학과는 전공의가 없어 여러 우려와 걱정이 가득했었다.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시작된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는 2014년 25%라는 최악의 지원율로 이어졌다. 10년 이상 지속된 전공의 미달 사태는 2019년 전체 수련병원 중 전공의가 없거나 1명인 병원의 비율이 93.2%인 결과로 나타났다.

비뇨의학회는 전공의 충원을 위해 2017년 50명 총정원제를 실시했고, 이후에도 여러 노력을 이어갔으나 수가 개선이나 직접적인 수당 지원 등의 대책이 없어 지원율은 평균 40%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3년 전공의 모집에서는 전반기 모집만으로도 정원이 채워졌다. 학회는 노인 인구의 증가, 최첨단 수술을 하는 과라는 인식, 개원 상황 개선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비뇨의학과 A 의사는 "이러한 변화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전공의 지원율 향상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비뇨의학과 B 의사는 "10여 년 전만해도 한 해에 100~120명의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배출됐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전공의 TO 자체가 최근 몇 년간 많이 감소돼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미 고령화 사회인 우리나라는 2025년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기대여명이 늘어나면 다양한 노인성 질환도 증가하게 된다.

B 의사는 "수련병원-대형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급격히 증가하는 비뇨기계 질환, 특히 비뇨기암의 빠른 증가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현 상황으로는 앞으로 늘어나는 환자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대한비뇨의학회가 갤럽코리아를 통해, 2차 병원 이상 중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다.

설문조사 결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과도한 업무 강도로 지속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안전이 우려돼 소극적으로 진료한 경험이 77%나 된다고 응답했을 정도.

B 의사는 "진료 현장에서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이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지 피부로 와닿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비뇨기계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수술하고 치료할 의사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고령화 사회를 앞둔 이 시점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개인 건강의 문제를 넘어 인권의 문제, 노인의 삶까지 영향을 준다.

또 다른 비뇨의학과 C 의사는 "현실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 갈수록 높아지는 환자들의 기대와 의사 진료에 대해 무한 책임을 요구하는 인식, 그에 따르지 못하는 현실적인 보상은 어느 의사 한 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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