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이 또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한다.
2기 상급종합병원(2015~2017) 지정에 도전한 것을 시작으로 해운대백병원은 매 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대백병원은 개원 이후 현재까지 13년이 된 비교적 신생병원이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70년째 지역 내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및 국립대학 병원과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
특히 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부터 변경된 권역 배분(경남권역 → 경남 동부·경남 서부 2개 권역으로 분리)으로 인해 경남 동부권역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하는 경쟁이 심화했다.
하지만 해운대백병원의 도전하는 뚝심과 자신감은 변하지 않았다.
해운대백병원은 동부산에서 하나 뿐인 대학병원으로 동부산 주민에게 최종 치료를 제공하는 지역완결형 거점 병원이다.
이러한 역할에 알맞은 병원의 지위가 바로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5기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한다.
병원 관계자는 "본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면 병원 구성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탈락은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본원의 비전(Vision)인 '동남권 의료를 선도하는 병원'을 실현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계속해서 도전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 높아진 5기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
그런데 이번 5기 상급종합병원의 평가 기준이 만만치 않다.
병원 관계자는 "본원은 상급종합병원들과 근사한 수준의 평가 점수를 받고 있으며 특정 지표에 한해서는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은 점수를 보인다"고 말했다.
먼저 이번 5기 상급종합병원의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최소 34% 이상(기존 30%)이어야 하고 상대평가 만점 기준은 50%(기존 44%)로 상향됐다.
또 입원 및 외래환자 중 경증환자 비율은 낮춰 중증환자를 많이 진료할수록 평가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증환자의 병의원 회송 유도를 위해 경증회송률 기준도 신설했다.
이 중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 기준은 해운대백병원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22년 기준으로 만점 기준을 초과하는 비율(51~52%)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운대백병원은 경증 회송률도 만점 기준을 초과 달성(3% 만점, 5% 이상임)하고 있다. 이미 상급종합병원의 기준에 준하는 환자군을 진료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는 중증응급질환 비율, 희귀질환비율 기준을 평가한다. 아울러 인력·시설 등 의료자원 강화 및 국가감염병 대응 등을 위한 중환자실 병상확보율, 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 코로나19 참여기여도 지표도 신설됐다.
필수진료과목 기준도 강화된 상태. 이는 지정 후 준수사항으로 지정해 향후 지정 취소도 가능토록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진료과목은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갖춰야하며 지속적인 입원실적이 있는지도 평가받는다. 이같은 준수사항 위반 시 시정명령 및 지정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운대백병원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자주 언급되는 취약 진료과(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진료, 응급실 환자 진료, 감염병 대응 등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경남권역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센터로 지정돼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2024년 1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5월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지정돼 시설과 장비 및 인력을 확충한 뒤 2024년 5월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한다.
그리고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전담 치료 병상을 최대 18병상까지 확보해 준중증과 중증 환자를 치료한 바 있다.
병원 관계자는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필수의료 부재 현상을 해소하고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의사 결정을 내린 결과 앞에서 언급한 여러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필수의료 및 취약 환자 진료와 관련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5기 상급종합병원 예비지표에는 적극적 중증응급환자 수용 및 치료를 위한 응급의료 관련 지표와 간호교육체계 확립을 위한 간호사 교육전담인력 확보율 지표 4가지가 추가됐다.
해운대백병원은 본원을 포함 백중앙의료원 산하 5개 백병원 모두 간호부 교육팀 내 교육 전담간호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해운대백병원은 13명의 교육 전담간호사가 배치돼 있어 100병상당 1.5명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간호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책 역시 준비가 끝났다.
다만 인력 기준, 의사와 전공의 확보 부분에 대해서는 한계점이 있었다.
비교적 신생병원이면서 최근 급성장한 병원의 특성상 기존 상급종합병원들에 비해 적은 전공의 수와 다양한 과목의 전공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 점이 상급종합병원 평가의 인력 기준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운대백병원은 지난 3년간 전문의 채용을 통해 의사 확보에 힘 쏟아 상당수의 전문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전공의 확보율 차이를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어, 해당 지표에서는 기존 상급종합병원들 대비 낮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해운대백병원의 특별한 점‥'특성화 센터'와 '연구력'
해운대백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특성화 센터'다. 지난 80여 년간 축적해 온 백병원의 대표적인 진료 분야를 전문화된 진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은 간이식센터, 갑상선센터, 뇌혈관센터, 중증외상센터, 심혈관센터, 장기이식센터, 소화기병센터 등 여러 진료과가 협진을 통해 원스톱,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덕분에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소화기병센터는 소화기 내과 및 소화기 외과 전문 의료진이 한 공간에서 진료를 한다. 환자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없애고 유기적인 협의 진료를 하고 있다.
부·울·경 최초 '암 환자 1대1 동행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인상적이다.
해운대백병원은 첨단 의료장비와 정보화 시스템을 갖춘 전문클리닉 중심의 전문 진료센터 운영과 해운대라는 지리적, 문화적 입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만 67개국 1605건에 유치 실적을 달성하는 등 동북아 의료허브 중심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의 또 다른 장점은 진료 뿐 아니라 '연구 영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운대백병원의 의료진과 연구진은 진료를 통해 축적한 의료 지식과 경험 및 임상 자원과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실행력이 높다. 이를 바탕으로 국책 연구사업 선정, 임상시험 의뢰 건수 및 지식재산권 등록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등 활발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해운대백병원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환자 분석(생체신호분석소프트웨어)을 도입해 급변화는 상황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 '해운대'라는 지역 가치에 맞는 병원
센텀시티, 마린시티, 오시리아 관광단지 등으로 대표되는 동부산권역(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기장군 등)은 100만명 이상의 부산 시민이 살고 있다. 그리고 연간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그런데 대학병원 또는 7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은 해운대백병원 하나 뿐인 상황.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은 해운대백병원이 유일하다.
해운대백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의 진료 역량을 강화해 지역 내 최종 치료를 제공하는 지역완결형 병원으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서울·수도권이 아닌 '해운대백병원에 가면 된다'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좋겠다.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될 경우 발전을 더욱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운대'라는 지역 가치에 맞는 병원이 되도록 내적, 외적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최상급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