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다다른 '코로나 중환자실'
사회적 합의로 '입퇴실 우선순위 기준' 필요

확진자 7,000명 돌파,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90%…한정된 중환자 자원 고민 필요
중환자의학회,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 제안…병실 확보 등 여지 있어, 신중한 접근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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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90%에 달하는 등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위기감 속에, 의료계가 한정된 중환자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환자실 우선 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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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이필수)가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처음으로 확진자가 7,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진행된 토론회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최근 확진자와 위중증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다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변수까지 등장하며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90%에 달하면서 의료체계 붕괴 위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병상가동률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어떻게 중환자를 회복시키고 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지, 의료계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우리나라 중환자치료 분야 여건 하에서 이전과 동일한 자원을 갖고 더 많은 중환자를 감당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환자들로 인해 일반 중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시급히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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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왼쪽 사진>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초기 대구동산병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한 '감염병 유행 시 거점병원 중환자실 포로토콜'을 소개했다.


홍 교수는 "중환자병상을 확충하려면 인력과 장비, 물품, 공간과 구조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당장에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병 유행 시 중환자실 프로토콜을 마련했고, 이중 중환자실입퇴실기준에서 중환자실 입실 기준은 총 4가지 우선순위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트리아지에 따르면 예측 생존율이 80% 이상인 1순위부터 사실상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말기장기부전, 중증외상/중증화상 등 예측 사망률이 90%보다 낮은 4순위까지로 분류되어 있다.


홍 교수는 "이러한 트리아지는 지역의 임상상황과 법률에 근거해 만들어야 하며, 병원에 환자분류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비교해 현재 정부가 제안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입실 기준'은 단순히 ▲인공호흡기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자 ▲인공호흡기 이상의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 ▲기타 중환자실로 신속히 이송할 필요가 있는 자 등으로 돼 있어 사실상 한정된 중환자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경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의료자원과 의료 장비를 투입해 최고의 치료를 냈던 의료행위에서, 제한된 의료자원을 이용해서 최적의 치료를 하는 쪽으로 의료인들도 마인드 셋을 다시 해야 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도 형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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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이어 임채만 한국의료윤리학회 회장<오른쪽 사진>은 "제한된 자원에서 전체 이익을 최대화하면서 개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무엇인가의 문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같다"며 "코로나 팬더믹이라는 위기에서 국민들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또한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침이 잘 만들어져도 현장에서 작동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지침인데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곧 비합리와 비윤리적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학회에서 만든 기준안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두 당사자 즉 의료인과 국민들의 이해와 수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학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기준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 승인, 정부 당국의 승인 그리고 법률적인 검토까지 거쳐 국민이 코로나 팬더믹 하에서 하나의 사회적인 규범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코로나 팬더믹이라고 해서 다른 질환에 의한 중환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는 감염병이라는 특성 때문에 많은 인적 물적 의료자원을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비 코로나 중환자들이 치료의 기회를 받지 못하는 '콜래트럴 데미지(collateral damage)' 부수적 피해가 생기게 된다"며 이러한 피해도 고려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중환자 퇴실 역시 환자의 회복 정도나 속도 그리고 장단기 예후에 따라 입실 못지않게 복잡한 판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코로나 중환자의 경우도 회복의 양상이 다양하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고, 여기에 더해 준 중환자실 일반 병실 또는 타병원 전원이라는 여러 가지 선택들이 있기 때문에 입실 결정 못지않게 퇴실 우선 기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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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본부장<왼쪽 사진>은 "조금 더 동원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의 여지, 지금 있는 병상의 조금은 더 효율화할 수 있는 여지 등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가 돼야한다고 본다"며 "누구에게 인공호흡기를 걸 것이냐고 하는 극단적 전시 상황 수준으로 놓고 윤리적인 이슈를 다루기에는 아직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역시 "환자의 입장 또 국민의 입장에서 잘못 이해하게 되면 이게 병실이 부족하다고 살릴 수 있는 사람과 살릴 수 없는 사람으로 나누겠다는 거 아니냐고 오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윤 사무총장은 "병실 배정 우선 기준이 당장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병상 확보나 의료인력 확보를 통해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좀 더 찾았으면 좋겠다. 향후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회장은 "환자를 살리는 의사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정말 괴롭다"고 전하며, "환자들을 돌보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중환자 치료가 환자 한테 이득도 없는데 그런 분들까지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끝까지 의료자원을 투입해야 되느냐는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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