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기술 활용 신약 첫 상용화에 관련 연구 빨라질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활용한 '카스거비' 英 승인 
유전질환 근본 원인 해결 치료법으로 2020년 노벨화학상 받기도  
베타 지중해 빈혈 치료 이어 치매 등 신경난치성 질환 이어질지 주목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1-20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간 유전체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이 처음 소개된 지 10년 만에 나온 과학적 이정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은 최근 겸상 적혈구와 베타 지중해 빈혈 유전자치료제 '카스거비'(Casgevy)를 승인했다.

캐스거비는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개발했다. 

허가 적응증은 겸상 적혈구와 이 질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발성 통증 위기 또는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베타 지중해 빈혈이 있으면서 줄기 세포 이식을 받을 수 없는 12세 이상 환자들이다. 

이 신약이 주목받는 까닭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 방법에 있다. 

환자 자신의 줄기 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크리스퍼(CRISPR)로 편집한 다음 다시 주입하기 때문.

그렇게 되면 재주입 된 세포가 겸상 적혈구와 베타 지중해 빈혈에서 손상된 중요한 산소 운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 기능적 형태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겸상 적혈구 환자의 통증 위기를 치료하면 제거할 수 있으며,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는 생존을 위한 만성 수혈을 필요로 하지 않아도 된다. 

이를 기반으로 버텍스와 크리스퍼는 2020년 2명(베타지중해빈혈 환자, 겸상적혈구빈혈 환자)의 임상결과를 논문에 게재했다. 논문 발표 후 차츰 증례수를 늘려왔다. 

캐스거비 허가에 따라 영국에서만 약 2000명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에서도 캐스거비에 대한 승인을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버텍스는 대상 환자가 3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상용화되더라도 걸림돌은 남아있다. 

버텍스가 캐스거비에 대한 가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치료제는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편집된 줄기세포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골수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상업화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겸상 적혈구나 베타 지중해 빈혈로 인한 손상이 더 많이 누적된 고령층의 경우 해당 치료제를 투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힘들다는 이유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만든 신약이 처음 상용화되면서 관련 임상연구도 본격적인 불이 붙을 전망이다. 

그 중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미국 바이오벤처사인 스크라이브 테라퓨틱스(Scribe Therapeutics Inc). 

스크라이브는 일라이릴리 자회사 프리베일 테라퓨틱스(Prevail Therapeutics)는 'CRISPR X-Editing(XE)' 플랫폼을 통해 신경난치성 질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스크라이브는 2020년 유전자가위 '크리스퍼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 캘리포니아대 생물학부 교수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이들 회사는 파킨슨병, 고셔병, 치매의 일종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두 가지 유전자 치료법을 보유하고 있다. 

또 파이프라인에는 초기 단계에 있는 다른 신경퇴행성 및 신경발달 장애에 대한 비공개 연구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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