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약사회 정기총회 성료…"대체조제 사후통보 폐지 필요"

의약품 장기 품절로 약국에서 약 '아나바다' 진행 중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로 의약품 오남용 및 약 배송 여론 형성 우려
비대면진료 등 불법적 사례에 대한 약사들의 단호한 대처 당부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1-06 20:56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서울시 강동구약사회(회장 신민경, 총회의장 박근희)가 제45회 정기총회를 6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별관 차후영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는 참석 96명, 위임 156명, 총 252명으로 성원됐다. 

강동구약사회는 품절약 문제와 비대면진료에 대한 지적과 함께 동일성분 대체조제 사후통보 제도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희 강동구약사회 의장
박근희 강동구약사회 총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갑진년 새해 인사를 전한 뒤 힘들었던 지난 한 해를 회상하며, 약사사회를 가장 힘들게 하는 일로 의약품 장기 품절 사태를 꼽았다. 

감기약부터 기초 항암제까지 품절돼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사실에 약사로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그는 "'약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약사로서의 포부도 약 품절 현실에 한낱 헛된 몽상임을 느끼며 절망하게 된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장기 품절 사태 극복을 위해 약사들은 약국간 교품을 통해 약을 나누어 쓰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동일 성분 대체 조제로 대응하고 있다. 

박 총회의장은 "정부 당국이 약국 현장에서 느끼는 품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에 따른 약배송 요구 여론이 발생하는 데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복지부가 국민 편의를 위해 시범 사업을 전면 확대한다고 말하지만, 약국 이용 취약 시간대에는 비대면 처방약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약사법상 불법인 약 배송을 합법화시켜야 한다'는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것. 

박 총회의장은 "만약 약 배송이 합법화된다면 배송 중 도난, 분실, 오배송, 지연, 변질, 제3자 대리 수령 등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 국민 편의를 위하는 비대면 진료 사업을 꼭 추진한다면 ▲약국 내 약 수령 원칙 ▲성분명 처방 의무화 ▲대체 조제 시 사후 통보 폐지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회의장은 "올해도 우리는 약사 직능의 피할 수 없는 수많은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면서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당당하게 맞서 우리의 직능을 지켜나가며 강동에서 주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건강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민경 강동구약사회장 또한 인사말을 통해 "1년이 훨씬 넘도록 기본적으로 쓰이는 약들이 돌아가면서 품절돼 약을 구하지 못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현상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신민경 강동구약사회장 
간헐적으로 진행되는 의약품 균등 분배도 의약품 품절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아나바다' 운동 같이 강동구 교품 장터를 통해 약을 나눠쓰고 바꿔쓰는 실상이라는 설명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일 성분으로 대체조제를 적극적으로 해준 덕분에 국민들의 의식도 많이 개선됐다며 일선 약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 신 회장은 "법사위에 올라가 있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 공급관리위원회 설치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이 속히 통과돼 현 사태 진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진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지금도 응급 처방도 아닌 부작용이 많은 다이어트약, 탈모약, 여드름 약이 비급여로 1년치씩 처방전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약물 오남용의 피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가는 것이므로 약사 회원들이 불법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상급회와 함께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회원들과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진 축사에서는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역주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쳤던 故김동겸 약사가 지난해 말 타계하자 구민들이 포스트잇에 감사 인사를 적어 약국에 붙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던 일화를 전하며, 따뜻한 겨울나기와 약물 오남용 교육, 공공야간약국 등 지역사회의 건강에 힘쓰고 있는 약사들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총회에 참석한 진선미, 이해식, 전주혜 국회의원 역시 축사를 통해 약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품절약과 비대면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사회는 표창 및 감사패 수여식과 함께 구청에 '2024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200만 원을 전달했다. 

이어진 2부 본회의에서는 2023년도 감사보고 및 예산 결산 승인, 2024년도 사업계획안 심의 등 안건을 의결했다. 

올해 강동구의 분회비는 약국개설약사 면호사용자의 경우 지난해 대비 3만 원 상승한 41만 원, 관리약사 및 근무약사는 1만 원 인상한 15만 원으로 책정됐다. 

상급회에 대한 건의사항으로는 조건 미달 시 낱알 반품을 하지 않는 도매업체 증가 관련 조치, 약사회 민원에 대한 정기적 고지, 온라인에서 약 구매 시 반품불가 명시 제품 증가 관련 대응, 배수 처방 약재비 삭감 한시적 면제 도입, 대체조제 사후통보 폐지, 병원의 처방전 직접 전달 의무 사항에 대한 의사 교육 등에 대한 내용들이 나왔다.
 
[강동구약사회 수상자]

▲서울특별시약사회장 표창 : 유상준, 문영일 
▲강동구청장표창 : 故 김동겸, 송혁중
▲강동구약사회장 표창 : 이은아, 배영근, 배혜진, 박성혁, 박지혜, 여상훈 
▲강동구약사회장 특별감사패 : 서종원
▲강동구약사회장 감사패 : 오선우(동성제약), 박근태(온라인팜) 
▲강동구약사회장 공로패 : 전경준, 故 김동겸, 이효숙, 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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