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세 번째 중증 아토피피부염 생물학적제제의 등장으로 관련 시장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장기 집권 중인 아토피 치료 시장에서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엡글리스(레브리키주맙)'까지 1년 새 두 가지 생물학적제제가 연달아 등장하면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 성인 및 청소년 대상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엡글리스는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허가가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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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글리스, IL-13 억제제 계열 신약
엡글리스는 인터루킨(Interleukin, IL)-13 억제제 계열 아토피 피부염 신약이다. IL-13은 아토피피부염 징후와 증상을 유발하는 핵심 사이토카인으로,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있는 피부에서 과발현되며 중증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엡글리스는 IL-13 사이토카인에 높은 친화도로 결합해 IL-4수용체알파(IL-4Rα)와 IL-13수용체알파1(IL-13Rα1) 간 신호를 차단한다.
반면 듀피젠트는 IL-4, IL-13의 수용체인 IL-4Rα에 결합해 신호 전달을 표적하는 치료제다.
아트랄자는 IL-13 사이토카인에 결합해 IL-13Rα1, IL-13Rα2 수용체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즉, 엡글리스와 아트랄자는 IL-13 사이토카인에 결합하는 기전은 동일하지만, 부착부위 (epitope)가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수용체의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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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피젠트 이은 2위 승자는 누구?
세 생물학적제제 중 듀피젠트는 멀찍이 앞서간 상황이다. 2018년 출시 이후 꾸준히 적응증을 확장하며 처방을 늘려왔기 때문. 이에 듀피젠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400억원대를 기록하며, 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듀피젠트는 최근 영·유아까지 보험급여 대상을 확대하면서 연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그런 만큼 후발주자들로선 듀피젠트 점유율을 뺏어오면서도 서로 누가 상대 우위를 점하느냐가 중요하다.
아직까진 접근성 측면에선 아트랄자가 유리하다. 지난해 8월 승인을 받은 후 약 9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아트랄자는 지난 5월 1일부터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적용됐다.
그러면서 보험약가는 1회 투여에 23만2800원으로 듀피젠트 보다 저렴한데다, 16주 투여 후 임상 반응을 달성하면, 4주마다 유지용량(250mg)으로 투여가 가능하다. 또 치료가 어려운 두경부(얼굴, 목) 부위에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난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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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엡글리스 출시 이후 본격 경쟁
직접 비교 데이터는 아니지만, 임상 결과에서는 엡글리스가 아트랄자 보다 근소 우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엡글리스의 3상 임상인 3건의 ADvocate-1, ADvocate-2, ADhere 연구 결과, 엡글리스는 중증도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투여 16주차에서 1차 평가 변수인 IGA 0 또는 1 도달률은 각각 43.1%, 33.2%였다.
또 엡글리스는 ADvocate-1, ADvocate-2 연구에서 EASI 75를 기록한 환자 비율은 각각 58.5%, 52.1%, EASI 90이 각각 38.3%, 30.7%로 나타났다.
반면 아트랄자는 3상 임상인 ECZTRA3 연구에서 투여 16주차에 IGA 0 또는 1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38.9%를 기록했다.
아울러 아트랄자 투여 16주 시점에 EASI를 75% 이상 개선한 환자 비율은 56.0%였다.
다만 A상급종합병원 피부과 전문의는 "아토피피부염에서 생물학적제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두 치료제의 등장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두 치료제 모두 쓰이는 국내 치료 환경이 조성돼야 비로소 직간접적인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릴리는 엡글리스 국내 출시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급여 진입을 위한 관련 작업도 착수하기로 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엡글리스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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