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지원자 2027년 '0명' 예고…대책 시급

27일 희귀·중증난치질환 필수의료 지원방안 토론회
류마티스질환, 만성 희귀·중증난치질환…의료진 부담↑, 보상은 ↓
환자 "질환정보 확대, 산정특례대상 유지, 신약의 빠른 도입 원해"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9-28 05:57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지원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7년에는 0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류마티스질환이 대부분 만성 희귀·중증난치질환으로 치료결과에 대한 의료진 부담감이 높은 데 반해 저수가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의정사태까지 겹치면서 교수진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자들은 류마티스질환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관련해, 정보전달 확대와 산정특례 대상자격 유지, 신약의 빠른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는다 : 희귀·중증난치질환 필수의료 지원방안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먼저 윤종현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이사는 '필수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류마티스 질환'을 발제로 "국가에서 의료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류마티스와 관련한 부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중증·희귀진료 분야에 대한 공공 정책수가 역시 해당사항이 없다. 학회에서 보기에는 류마티스는 정말 중증·희귀로 보는데 수가 분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희귀중증난치질환 진찰료, 만성질환 관리료 등 진찰 행위 및 환자 교육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류마티스질환의 진료 행위가 대부분 의사의 문진과 신체 진찰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진료 시간이 길고 환자가 희귀하기 때문에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자료가 충분하지 않아서 새로운 진단 기법이나 치료약의 적응증 등재, 보험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난치질환으로 인해 의료진이 느끼는 치료 결과에 대해 부담을 설명했다.

진료현장에서 의료진이 받는 어려움에 비해 낮은 보상체계로 인해 류마티스내과를 지원하는 전문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이로 인해 교수 부족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확인된다.

윤종현 정책이사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지원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2년에 17명이 합격했고 2023년에 14명, 올해는 5명이 합격했다. 시험 응시 예상자가 내년에는 10명이고 2026년에는 5명, 2027년은 0명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올해만도 류마티스내과 교수 다섯 명이 그만뒀다. 의정사태 속에서 정말 좀 심각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차훈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도 류마티스 전문의와 교수진 부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차훈석 이사장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부족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번 의료사태 이전에도 류마티스내과 지원자 수는 전국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내과 전공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류마티스질환을 전공하는 것이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 공부도 어렵고, 질환도 어렵다는 점이 일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과 분과 내에서는 류마티스내과를 전공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대학이나 개원가 등에서 장래성이 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사회적으로 좀 어려운 위치에 처한다는 인식도 팽배한 것 같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사실, 병원 입장에서 보면 류마티스내과 의사가 병원의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병원 경영자 입장에서는 아주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류마티스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의료사태 이후 의사들이 그만두고 있는 상황은 응급의료나 중환자의학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류마티스내과도 마찬가지다. 대학 및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류마티스내과 교수들이 사직하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훨씬 더 심하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아주 젊고 전도유망한 교수들이 정말 많이 그만두고 있다. 일례로 올해 춘계 류마티스 학회에서 정말 압도적인 성적으로 논문을 많이 쓰고 연구도 많이 하던 젊은 교수도 그만뒀다"고 전했다.

차 이사장은 "(사직하는 교수들은) 대학에 있고 싶지 않다고, 실망감을 느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런 현상들이 앞으로 점점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사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들이 가속화되면 환자들은 과연 앞으로 누가 보고, 대한민국의 류마티스 발전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 이런 우려가 든다"고 토로했다.
◆ 환자단체 "신약 도입 기간 축소돼야"

류마티스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정보는 부족하고, 질환 발병 이후 지속관리를 해야 하지만 산정특례 대상에서 탈락할 경우 경제적 부담을 커진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또 해외에서 효과가 있는 신약이 국내 도입까지 걸리는 시간과 이러한 신약이 건강보험 적용이 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 등이 축소되길 바란다는 시각이다. 

김진혜 루푸스를이기는사람들협회 회장은 "여동생은 루푸스 30년차, 저는 루푸스 25년차로, 루푸스 환우 상담을 약 19년 정도 하고 있다"며 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점들에 대해 공유했다.

김진혜 협회장은 "먼저 질환의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짧은 진료시간 안에 모든 정보를 받기는 어렵다. 두 번째는 진단의 어려움이다. 다른 과에서 오인해서 엉뚱한 치료를 받으면서 질환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환자들도 있었고, 중증 루푸스로 가는 환자들도 많이 보고 있다. 아울러, 협진 진료다. 루푸스가 합병증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류마티스내과뿐만이 아닌 산부인과, 이비인후 등 여러 과를 가야 한다. 이럴 때 산정특례 등의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환자들이 가장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신약이다. 일단 신약이 해외나 여러 사례에서 굉장히 많은 혜택이 있더라도 국내 환자들에게 적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의료보험 대상자가 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은 "의료계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서 제도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 토론회에서 언급한 행위별 수가, 진찰료나 교육 등 의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환자의 건강과도 직결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에 대해서는 조금 장기적으로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하면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약 개발에 대한 기간을 간소화시키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분이 잘 이루어지도록 살펴보겠다. 마지막으로 산정특례제도와 관련해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우리가 무한대로 재정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고민하면서 바꿔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의원실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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