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담도암 새 표준 치료 급여화에 대한 실마리가 마침내 풀리는 모습이다. 담도암 1차 치료 급여에 재도전한 '임핀지(더발루맙)'가 첫 관문인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다.
이와 함께 임핀지는 간세포암 표준 치료에서도 '이뮤도(트레멜리무맙)'와 이중면역 병용 요법을 통한 치료 옵션으로서 암질심을 통과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담도암과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임핀지 병용 요법에 대한 급여기준이 설정됐다.
임핀지는 항 PD-L1 면역항암제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2019년 4월 국내 출시했다.
특히 이 약물은 2022년 말 담도암에서 12년 만에 생존 기간을 연장한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연구진(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이 주도한 글로벌 임상 3상 TOPAZ-1 연구와 추적 연구 및 분석을 통해 최초로 3년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면서다.
3년 전체 생존율(OS) 추적 관찰 연구를 통해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GemCis) 병용요법 OS는 14.6%로 기존 젬시스(6.9%) 대비 2배 이상 연장했다. 그러면서 사망 위험은 임핀지 병용 요법 군이 대조군 대비 2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담도암 표준 치료로 올라선 것과 다르게 그간 급여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11월 암질심에서 임핀지 병용 요법에 대한 급여 논의가 한 차례 있었으나 불발됐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인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급여만 일부 인정(환자 본인부담 5%)키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올해부턴 국회와 환자들이 적극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서면질의를 통해 담도암 등 소외된 암종의 치료신약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그는 "담도암은 국내 10대 암 중 최하 수준의 5년 생존율을 보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책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신약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또한 임핀지 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선 이례적으로 약 8000명의 동의가 있었다. 국내 담도암 발생 환자 수가 연 700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담도암 환자와 가족 전체가 목소리를 낸 셈이다.
여기에 유럽종양학회(ESMO)도 최근 아시아 담도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임핀지를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한 약제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임핀지는 간암 1차 치료에서도 이뮤도와 함께 급여 등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두 약제가 동시에 급여기준 설정 판정을 받으면서다.
앞서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요법은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HIMALAYA 3상 연구에서 과거 간암 표준 치료제였던 소라페닙 대비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특히 이들 병용요법은 4년 추적 관찰 연구에서 소라페닙(15.3%) 전체 생존율(OS) 대비 25.2%로 나타나 이중면역 항암요법으로서는 최초로 장기 생존을 확인했다. 이에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과 국내 가이드라인에서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이처럼 담도암과 간암에서 임핀지가 급여 첫 관문을 통과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분석이다. 보험 약제 평가 약의 경제성 등을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핀지+이뮤도 병용 요법은 먼저 간암 1차 치료에서 급여 등재가 된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 요법과도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보험 약제 평가 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대부분 암에서 10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 것에 비해 담도암은 진전이 매우 더뎠던 분야"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새로운 담도암 치료제에 급여 적정성이 인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급여 결정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국내 담도암과 간암 환자들이 하루 빨리 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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