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인보사 사태 1심 무죄…"증거 부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29일 1심 판결서 무죄 선고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등에게도 무죄 선고돼
2액 세포 기원 착오 인식 시점 놓고 검찰-재판부 판단 달라
착오 따른 안전성 문제도 근거 부족
미국 FDA와 다른 대처에 '아쉽다' 평가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11-29 19:2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조작 관련 혐의로 치러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0년 7월 기소된 지 4년여만이다.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약사법 위반, 사기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웅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권순욱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장, 양윤철 코오롱생명과학 상무 등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 측은 이웅열 회장 등을 비롯한 피고인과 코오롱 담당자들이 인보사 2액 세포 기원에 착오가 있었다는 점을 상장하기 전부터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또 "기원 착오에 대해 피고인들의 인식 시점은 제조·판매보다 늦은 2019년 3월 31일 이후로 봐야 한다"며 "품목 허가를 다르게 받고서 고의로 판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원 착오에 따른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의학적·과학적 관점에서 검찰이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기로 기소된 이유는 2액 세포 기원 착오 문제가 제품 안전성·유효성과 관련 있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라며 "인보사 안전성이 얼마나 변화됐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미국 FDA로부터 임상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000만달러 상당 지분투자를 받은 혐의, 허위 공시로 계열사 주가를 띄운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 말미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처가 아쉽다는 평가를 남겼다.

재판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액 세포 기원 착오 원인이 무엇인지, 사람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과학적 관점에서 검토한 후, 임상중단 명령을 해제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식약처가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현재까지 여러 행정처분에 대한 강도를 다투는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형사재판도 수년간 이뤄지고 있다.

재판부는 "1심 재판부 판단과 대법원 최종 판단이 동일하다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인원이 투입된 이번 소송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과학 분야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 후 입장문을 내고 "증거에 대한 평가, 관련 사건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법원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보기

"인보사 허가 중앙약심, 친기업 성향 인사 포진" 의혹 제기

"인보사 허가 중앙약심, 친기업 성향 인사 포진" 의혹 제기

허가취소가 결정된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자문을 맡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대한 공정성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12일 업무보고 전체회의에서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김순례 의원은 "그동안 올리타, 발사르탄 등 관련 문제가 많았는데 인보사는 몇 배 더 파괴력이 있다"며 "식약처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태이며 코오롱은 대국민 사기극을 꾸민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허가 과정에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안전성, 유효성 문제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지적됐

"인보사 허가취소 '사필귀정'..식약처 책임 언급없어 뻔뻔"

"인보사 허가취소 '사필귀정'..식약처 책임 언급없어 뻔뻔"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는 합리적인 결정이나, 다만 이 과정에서 허가 당사자인 식약처가 자신들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제약사에만 잘못을 돌리고 모든 책임을 지운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28일 논평을 통해 "늦게나마 상식적 결정이 내려져 다행이지만, 사건 당사자인 식약처가 자신들의 책임을 덮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식약처의 발표는 향후 인보사 사태의 기초적인 사실관계의 확인에 불과한 과학적 검증일뿐"이라며 "이를

인보사 의혹 여파… '회계 조작 혐의' 코오롱 임원 2명 구속

인보사 의혹 여파… '회계 조작 혐의' 코오롱 임원 2명 구속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 코오롱 임원 2명이 구속됐다. 인보사 개발사인 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한 회계자료 조작 혐의 등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코오롱 티슈진 전무(CFO) 권모 씨와 코오롱생명과학 본부장 양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고 피의자들의 지위와 주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수사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앞서

제약업계, 올 17개 기업 대표이사 교체 변화‥전문성·역할분담 강화

제약업계, 올 17개 기업 대표이사 교체 변화‥전문성·역할분담 강화

제약바이오업계는 연말연시 인사철과 함께 최근 정기주총시즌을 통해 17개 기업의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를 주었다. 국내 제약산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보수적인 특성이 강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해 왔으나 특히 이번에는 임기가 남아있는 전문경영인들까지 임기와 무관하게 전면 교체되는 등의 큰변화를 엿볼 수 있었고, 올해도 2~3세들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말 임기만료 3개월을 앞둔 테라젠이텍스 류병환 대표가 사임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초 대한뉴팜은 창업주인 이완진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몰러나고, 2004년 입사해 20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