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 활동, 치과 항생제 사용 개선에 긍정적 효과"

[인터뷰] 채희원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 병원약사
2024 병원약사대회 및 추계학술대회 구연 부문 최우수상 수상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 후 치과 외래의 항생제 사용 변화' 연구
11월부터 진행 중인 ASP 시범사업, 제도화로 나아가야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2-11 05:56

채희원 분당서울대병원 병원약사, 사진=본인제공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병원약사들이 참여하는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ASP,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 활동이 항생제 사용 개선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달 2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24 병원약사대회 및 추계학술대회'에서 구연발표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채희원 병원약사(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는 최근 메디파나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채희원 병원약사는 추계학술대회 구연 부문에서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 후 치과 외래의 항생제 사용 변화'(채희원, 공현진, 허은정, 김형숙, 정영미, 남궁형욱, 김은경, 이주연, 김의석, 송경호, 문송미, 최승진, 김홍빈/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은 항생제 내성 발현의 주요 원인인 항생제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이에 올해 11월부터 국내에서 ASP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감염내과 및 병원약제팀에서 ASP 정착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 항생제 관리팀은 치과 항생제 처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강악안면외과와 치주과를 대상으로 ASP 중재 활동인 핸드쉐이크 스튜어드십(Handshake Stewardship)을 시행했다. 

또한, 구강악안면외과와 치주과 외래에서 항생제를 처방 받은 성인 환자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검토했고, Independent t-test를 이용해 항생제 처방일수(days of therapy, DOT)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치과 영역에서의 항생제 처방 일수는 감소했으며, 전체 항생제 처방 중 항균 범위가 좁은 항생제 처방율이 증가했다. ASP 활동으로 치과 외래의 항생제 사용이 보다 적절하게 행해진 것이다. 
2024 병웡약사대회 및 추계학술대회에서 연구내용을 구연 발표 중인 채희원 병원약사(왼쪽), 사진=본인제공
다음은 해당 연구를 진행한 채희원 병원약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학술대회 구연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은.

A.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약대 졸업 후 실무 약사로 일하다가 좀 더 공부하고자 시작한 레지던트 약사 과정 중 감염내과와 팀의료에 참여하게 됐다. 

레지던트 수련을 하며 수행한 연구로 수상까지 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약제부 선생님들, 감염내과 교수님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님들께서 연구 과정에 큰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최우수상 이라는 결과를 낼 수 있었고, 좋은 소식을 보답으로 드릴 수 있어 기쁘다. 

향후에는 SCI급 저널에 연구를 게재해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ASP)'의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

Q. 연구 내용 전반에 대한 간략히 설명한다면.

A.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2013년도부터 항생제 내성을 줄이고 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유도하기 위한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ASP)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ASP 활동 중 항생제 주사-경구 전환, 항혐기성 약물 병용 처방 중재, 항생제 사용 기간 모니터링 등에 대해 매년 연구하고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래 항생제 처방 현황 및 적정성 평가였는데, 그 결과 타 진료과와의 협업이  항생제 처방을 개선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올해는 치과와의 협업을 제안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치과분야는 외래 항생제 처방 중 10%를 차지하고, 항생제 처방 관련 명확한 지침이나 기준이 부재했기 때문에, ASP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ASP의 효과적인 중재 전략 중 하나로 제시되는 'Handshake stewardship'은 처방의와 직접 대면하여 피드백을 제공하는 중재 방식이다. 과도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고, 광범위 항생제의 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올해 치과 교수님들과 대면해 항생제 사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항생제 처방 일수 감소와 항균 범위가 좁은 항생제의 선택 등 항생제 처방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안했다. 

감사하게도 치과에서 적극 협조해줬다. ASP를 시행한 결과, 넓은 항균 범위의 항생제 처방이 67.3%에서 24.3%로 감소하고, 처방 일수도 평균 5.1일에서 4.6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Q. 수상을 할 수 있었던 포인트, 혹은 다른 연구들과의 차별성에 대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국내에서는 항생제 사용 개선을 위해 타 진료과와 협업한 연구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ASP 활동 전후를 비교했을 때, 항생제 사용 패턴이 크게 변화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점, 'Handshake stewardship' 활동이 타 진료부문으로 확대 가능한 ASP 전략임을 시사하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항생제 적정사용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ASP 활동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Q. 연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 연구가 처음이라 주제 선정, IRB 승인 등 모든게 생소하고 어려웠다. 하지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레지던트 약사 과정은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고, 논문 작성에도 약제부, 진료과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신 덕에 완성해낼 수 있었다.
 
약사로서 타 진료과에 항생제 사용에 관해 중재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감염 전문의와 전담약사가 포함된 다학제 팀의 항생제 관련 중재 활동인 ASP 활동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년간 잘 해오셔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마 저 혼자만 있었다면 절대 다른 진료과와의 협업을 생각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의사와 약사의 협업을 통한 ASP 활동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연구였다.

Q. 이번 연구가 치과에서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지침 및 기준 마련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나. 

A. 치과 분야의 ASP 활동과 관련된 국내 연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과 전반의 지침을 수립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환자의 임상 결과에 변화가 없었다라는 후속 연구 결과까지 뒷받침할 수 있다면 원내에 적용 가능한 지침을 수립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향후 연계된 연구 진행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

A. ASP 활동 전후 환자의 임상적 결과에 차이가 있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또한, 항생제의 사용 목적 및 질환의 중증도 등 세분화해서 항생제 처방 행태 변화를 분석해 볼 예정이고, 추후 정기적인 준수 여부 모니터링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자 안전 측면에서의 결과 차이가 없어야 ASP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근거가 수립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병원약사로서 항생제 사용에 대한 당부가 있다면.

A. 올해 11월부터 국내에서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이 시작 됐다. 병원약사들이 참여하는 ASP 활동이 항생제 사용 개선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료 등이 제도화 돼 항생제 내성률 감소를 위한 의료기관들의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활동에 더 큰 지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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