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탐색을 통해 새로운 생리활성 물질 발굴 가능

이상국 서울대학교 교수, '2023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서 기조강연 맡아
천연물 탐색, 물질과의 '인연'도 필요...AI, 빠른 탐색에 도움 될 것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0-30 06:01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팥꽃나무의 꽃봉오리를 옛날부터 약으로 사용해왔었다. 독성이 워낙 강했어서 조금씩 밖에 사용하지 않았던 이 천연물을 연구했는데 폐암세포를 선택해 억제하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열심히 물질을 분리했고, 이 물질들이 폐암세포에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 26일 순천만 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3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에서 '생리활성을 가진 천연물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은 이상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 물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팥꽃나무의 꽃봉오리에서 분리한 천연 유래 화합불을 분리하고, 이 물질의 폐암세포 성장 억제 효능에 대한 신규 작용기전 및 내성 표적항암제 극복 연구 등을 소개한 이 교수는 이 밖에도 천연물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루고 새로운 약리 활성물질이 발굴과 의약품 개발 연구에 힘써온 인물이다.

이 교수는 "약학의 연구 분야는 아주 다양하다. 기초부터 시작해 응용, 임상, 규제 등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천연물이었다"라고 말문을 열며 기조강연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생리활성이 있는 화합물들을 찾아낸 후, 이를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시각으로 천연물을 보면 그 분야를 더 세분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천연물을 연구하는 이들은 다양한 환경의 천연물에서 저분자 화합물들을 분리해 새로운 구조를 밝힌다. 이 화합물이 신물질일 경우에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생리활성 작용 기전을 찾아내 약물로서의 가치를 만든다. 

그러면서 "실제 약으로 나오는 저분자 화합물들을 보면 50% 이상이 천연물에서 나오는 화학 구조를 배경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천연물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2000년대 '천연물 신약' 카테고리가 주목 받기도 했다. 한약 등에서 익숙하게 확인할 수 있는 추출물 수준의 약이었으나, 이 교수는 추출물 또한 제 나름대로 만성질환이나 일반약으로 치료하기 애매한 질환들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연물에서 분리한 생리활성 물질은 대량 생산 문제와 약으로서의 생체이용률, 안전성 등을 더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지만, 상업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봤다.

이 교수는 생리활성을 가진 천연물을 탐색해 발견하기 위해서는 3가지 인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듯 물질을 마주할 수 있는 물질과의 인연이 필요하고, 새로운 물질이 기능을 가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물질이어야 하는 의미와의 인연도 필요하다. 만약, 새로 발견한 물질이 매우 소량일 경우에는 이 물질을 합성해줄 수 있는 인연이 있어야 연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천연물 탐색을 비롯한 다양한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터들이 많이 쌓이니까 이를 링크시키는 AI를 활용한 분야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밝힌 이 교수는 본인의 연구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천연물을 찾아내곤 했지만, 여러 실험실 학생들이 AI 등을 적용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오뱅크 등과 같은 곳에서 가져온 정보와 기존에 있는 데이터를 통해서 타겟이 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관련있는 천연물들을 소팅하면, 천연물 연구의 속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를 취득한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10여 년을 재직했던 이 교수는 2010년 서울대로 돌아와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 한국생약학회 회장,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제30대 서울대 약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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