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만을 위한 비대위는 승리 못해"… '국민 공감' 획득이 성패

[인터뷰] 강청희 한국보건의료포럼 대표
낙마 예상했지만 경종 울리려 도전… "진정성은 공유됐을 것"
변화 주도하는 의료계로, 포럼 통해 내부 개혁 새로운 도전 나설 것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3-03 06:01

한국보건의료포럼 강청희 대표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직에 연연해 도전하거나 낙마를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다만 제대로 된 비대위 구성을 고언하고 투쟁 전권을 위임받는 비대위를 탄생시켜 집행부가 아닌 회원 바람막이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대의원 9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다른 230여 명도 진정성은 공유하셨을 것으로 믿는다."

강청희 한국보건의료포럼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웠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출마의 변을 이같이 부연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20일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 공고가 났을 때에도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그는 2대 공공조직은행장을 맡아 내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기관을 궤도에 올렸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 공고에 갑작스런 사퇴 소식과 비대위원장 출마 소식을 함께 가져왔다.

당시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강 대표는 지난 2016년 의협에서 상근부회장 직을 내려놓은 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 보건소장, 공공조직은행장 등 공직에서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이번 비대위가 태생적 한계를 갖는 것으로 판단하고, 회원을 위한 제대로 된 비대위 구성을 고언하기 위해 낙마를 알고도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2016년부터 백의종군 심정으로 공직의 길을 걸었으나, 한시도 의협 회원임을 망각했던 적은 없었다"며 "신생 기관인 공공조직은행 기반을 어느 정도 다져 역할을 마쳤다고 생각했을 때, 본회의 직회부 사건을 보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대위는 집행부가 저지하지 못한 법안의 대안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병풍 세우는 식의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봤다"면서 "위원장 도전은 제대로 된 비대위 구성을 고언하고 투쟁 전권을 위임받는 비대위를 탄생시켜 집행부 바람막이가 아닌 진정한 회원 바람막이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대의원 운영위원들이 비대위 구성에 대한 고언을 받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선거에서 결실을 맺진 못했으나, 이후 의료계와 비대위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더했다.

그는 대외홍보와 법률 분야 전문가 도움을 받아 사회적 공감을 얻는 것을 핵심으로 보고, 의료계는 협상 목표와 마지노선 등 전략을 투명하게 공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안저지는 사실상 실기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보다 왜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박탈법이 입법되면 안되는지,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대증원 이슈와는 어떻게 엮어 처리할 것이지 명확히 설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을 만들어 수정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의협 입장과 적정선, 무엇을 주고 받아올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 및 책임 주체, 플랜B까지 미리 마련되고 공표돼야 한다"며 "모든 것이 투명해야 협회에 진정한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비대위는 의료계 내 직역대표성을 고려한 흔적은 보이지만, 대외적 소통과 법률적 지원을 위한 구성은 전무한 느낌이다. 향후 보강돼야 할 부분"이라며 "사회적 합의는 의사 입장관철이 아니라 옳은 주장의 사회적 동의를 얻는 과정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 의협 대의원회 선택을 받지는 못했으나, 향후 국민과 의료계 사이에서 갈등조정 역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회원만을 위한 비대위는 승리할 수 없다.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비대위만이 성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의원 선택을 받지는 못했으니 대외활동을 통해 의협이 항상 잘못 고수하는 의사만의 언어를 국민이 납득 가능한 시민의 언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한국보건의료포럼을 통해 의료계가 현장 위주의 정책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공조직은행장이라는 공공조직 기관장 신분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포럼을 통해 보건의료계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의료현장과 공직을 경험해 보니 '양질의 진료를 적시에 적정비용을 부담해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목표는 의사와 건보공단, 정부, 국민 모두 동일했다"면서 "변화를 주도하는 의료계로 입지 강화를 위해 남은 기간 헌신하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기성세대 의사로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올 결심을 한 것은 지난 100년 의협을 거울삼아 향후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개혁 공감대를 회원 여러분과 함께 하기 위해서"라며 "국민건강을 위한 올바른 의료계 목소리가 국민에게 바르게 전달되도록 하고, 과거 잘못은 개선하는 내부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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