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로슈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에미시주맙)'가 생후 12개월까지 중증 A형 혈우병 영아를 대상으로도 조기 예방치료에 따른 혜택을 재확인했다.
헴리브라에서 혈전 이상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GC녹십자의 주장에 따라 이 약물은 지난 8월 한 차례 제약사 간 싸움으로 번진 바 있다.
로슈는 최근 개최 중인 제65회 미국혈액학회 연례회의(ASH 2023)에서 중증 A형 혈우병 영유아에게 헴리브라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과거 치료 경험이 없거나 최소한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8인자 억제인자가 없는 중증 A형 혈우병 유아 55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인 HAVEN 7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생후 12개월까지 영아에서도 헴리브라는 유의미한 출혈 조절 효과를 보였으며, 내약성도 양호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추적관찰 중앙값인 101.9주 동안 54.5%(30명)의 환자에게서 치료가 필요한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환자 16.4%(9명)는 치료 또는 미치료 출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아울러 약 2년 동안 환자 83.6%(46명)에서 총 207건의 출혈이 발생했는데, 이 중 87.9%가 외상으로 인한 출혈이었다.
특히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이상 반응인 두개내출혈 또는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즉 이번 결과는 이전 헴리브라 3상 HAVEN 연구 결과와 일치한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가 주목받는 까닭엔 헴리브라에서 혈전 이상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GC녹십자 주장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지난 8월 헴리브라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 보다 2.83배 높다고 지적했다.
GC녹십자가 제기한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383건 중 혈전 이상사례는 97건으로 전체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제제는 1.44%에 그쳤다.
그러자 JW중외제약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JW중외제약은 2017년부터 헴리브라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하고 있는 제약사다.
JW중외제약은 "제품간 이상반응 발생률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각 제품의 총 투여환자 수 대비 이상사례 발생 수가 필요하지만, GC녹십자 발표 내용에는 총 투여환자 수 없이 FDA에 보고된 이상사례만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혈우병 제제 미국시장 점유율이 2022년 4분기 아이큐비아(IQVIA) 기준 헴리브라 51%, 8인자제제 49%로 비슷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8인자제제 전체 이상사례 수는 9324건으로, 헴리브라의 2383건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혈전 이상반응 사례 역시 헴리브라 97건, 8인자제제 134건으로 8인자제제 이상사례 보고가 더욱 빈번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환자 대한 최초의 이중특이성 단일클론항체를 가진 약물이다.
기존 혈우병 치료제와 달리 4주에 1회만 주사해도 치료 효과를 보이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서 각광받고 있다.
또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항체 환자에 대한 효과도 확인하면서 지난 5월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급여가 만 1세 이상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로 확대됐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