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간 비교에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한 임상 데이터는 없는 만큼, 확정적인 보도는 지양하자는 이유에서다.
국내 폐암 전문가는 폐암 치료에서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어떻게 '포지셔닝(가이드라인 정립)'할 것이냐가 학계의 논의 대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1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주최한 타그리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MARIPOSA 임상 3상 하위그룹 세부 데이터를 발표한 인물.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서 렉라자 단독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비교한 탐색적 분석 데이터다.
데이터 발표에 따르면 22개월 추적관찰 결과 렉라자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18.5개월로, 타그리소 mPFS 16.6개월과 유사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두 약물 간 유사했다. 대부분 1-2등급의 부작용을 보였으며, 치료 중단률 역시 비슷했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레이저티닙은 고위험 하위 그룹인 MARIPOSA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모든 임상 평가지표에서 오시머티닙 대비 유사한 효능을 입증했다(Lazertinib demonstrated comparable efficacy versus osimertinib across all clinical endpoints, including in high-risk subgroups, 발표 원문)"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내 일부 언론에서 '렉라자가 단독요법에서도 타그리소 단독요법 보다 우월했다'라고 소개한 것.
이에 그는 관련 데이터 결과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MARIPOSA연구 디자인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과 타그리소를 비교하고자 설계된 만큼, 렉라자-타그리소 단독 비교는 어디까지나 '탐색적 분석(Exploratory Analysis)'에 그친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분석 연구에서 관찰한 렉라자 투여군은 216명이었던 반면, 타그리소 투여군은 429명으로 1대1 비교는 애초부터 무리가 있다.
즉,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라는 것은 결론이 될 수 있지만,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는 절대 성립될 수 없다는 이유다.
이 교수는 "학술대회 발표 내용은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발표 전 얀센과도 관련 용어 협의를 했지만, 'Comparable efficacy(유사한 효능)', 'Comparability(비교 가능성)'로 서로 의미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치료제 간 단순한 숫자적 차이는 무의미하다"며 "임상 내용을 그대로 해석해야지 주관적인 의견을 넣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또 치료제간 우열을 가리기 보단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학계에서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옵션을 정립해 나가는 중이라 밝혔다.
이 교수는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쓸 때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FLAURA2(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도 나온 거고, 레이저티닙도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타그리소 단독,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 렉라자 단독)가 모두 폐암 치료 옵션이다"면서 "이를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이냐가 학계가 생각하는 논의 방향이고, 이를 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에게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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