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7년 이상 장기 생존 희망 전한 '린파자'

[너의 약력(藥力)은㉑] 린파자 편
BRCA 유전자 변이 암환자서 PARP저해제 첫 유효성 입증 
정밀의료 실현으로 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제시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8-31 05:57

 
약력(略歷)은 사전적 의미로 '간략하게 적은 이력'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께선 약력(藥力)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여러분들이니까요. 실제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개발된 약은 유효성·안전성, 임상연구, 마케팅 전략 등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너의 약력(藥力)은' 코너에서는 스테디셀러 약부터 신약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 받은 치료제들의 약력(略歷)을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영어로도 약력은 'Resume'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그러한 의미를 살려 자기소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저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올라파립)’입니다. 저는 2014년 PARP저해제 중 세계 최초로 미국 FDA에서 승인됐어요. 재발률이 높은 난소암의 전체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하며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전성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BRCA(BReast CAncer gene) 변이 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변이를 발견하고 유방과 난소 절제술을 받으며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저는 특히 이러한 BRCA 유전자 변이로 인한 난소암에 효과를 확인했고, 이후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과 같은 폭넓은 암종에서 효과를 입증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답니다. 

저는 국내에서 2015년 캡슐 제형으로 첫 허가를 받은 후 9년간 난소암 환자의 곁을 지키며 2024년 1분기 기준 난소암 PARP 저해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제가 어떻게 난소암의 치료 환경을 바꾸고, 난소암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말씀드려볼게요. 
약력 하나, BRCA 변이 난소암에서 ‘정밀의료’ 제시

저는 PARP저해제로서는 처음으로 BRCA 유전자 변이 암환자에게 유효성을 증명하며, 개인 유전체 정보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 의료’의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BRCA 유전자는 종양 억제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예요. 주로 손상된 DNA의 복구와 세포의 유전 물질 안정화를 돕는데, 이러한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손상을 입은 DNA는 복구되지 못하고 일반 세포에서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 암 발병으로 이어진답니다. 

PARP저해제인 바로 저, 린파자는 이러한 BRCA 변이로 발생하는 암 치료에 효과적이에요.  PARP는 복제 과정에서 손상되는 DNA 단일가닥의 복구를 돕는 효소로, 폴리 ADP-리보스 중합효소(Poly ADP-Ribose Polymerase)라고도 불립니다. 

저는 이 PARP의 작용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예요. 약물이 PARP 활성부위에 부착해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가닥이 복구되지 못하도록 유도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끌죠.
PARP 저해제 린파자 작용 기전.
약력 둘, PARP 저해제 최초 난소암 7년 장기 생존 확인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 대부분 후기에 발견돼 여성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낮은 편이죠. 1차 치료를 받은 상피성 난소암 환자 중 85%가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재발률이 매우 높습니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도 점점 짧아지는데, 탁산/백금계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했을 때 1차 치료에서 재발까지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0.2개월, 두 번째 재발까지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6.4개월에 불과해요.

BRCA변이는 이런 난소암의 위험을 높이는 핵심 지표입니다. BRCA 변이 여성이 80세 이전까지 난소암에 걸릴 위험은 BRCA1의 경우 최대 44%, BRCA2 변이의 경우 최대 17%예요. 이 점에 착안해 BRCA변이 난소암 환자를 중점으로 한 연구를 지속했고, 위약 대비 월등한 효과를 확인하며 난소암 영역에 정밀의료의 개념을 제시했답니다.

저는 난소암에 유지요법의 개념을 처음 등장시켰습니다. 저, 린파자는 유지 치료 단계에서 암의 재발을 막고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난소암 치료에서 새로운 표준이 됐어요. 

실제 저는 새로 진단 받은 BRCA 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OLO-1 임상 연구에서 PARP저해제 최초로 7년간의 장기 생존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저를 복용한 3명 중 2명이 7년차까지 생존한 것인데요(린파자군 67.0% vs 위약군 46.5%). 

7년 OS 데이터를 확인한 것은 현재까지 PARP 저해제 중에서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답니다. 

SOLO-1 임상 연구의 5년 추적 관찰 연구에서 저는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67% 낮췄고(HR=0.33; 95% CI, 0.25-0.43), 7년차에서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45% 감소시켰어요.(HR=0.55; 95% CI, 0.40-0.76). 

해당 연구에서 린파자군의 첫 번째 후속치료까지의 시간(TFST, Time to First Subsequent Therapy or Death)의 중앙값은 64개월였습니다(위약 15.1개월). 

린파자를 복용한 환자 2명 중 1명은 5년 넘게 재발로 인한 후속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이죠. 저는 재발이 잦은 난소암에서 이러한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했습니다.
SOLO-1 임상 주요 데이터.
약력 셋, 재발성 난소암과 HRD 환자서도 효과 입증 

저는 새로 진단받은 난소암 환자 외에도 더 넓은 난소암 환자들에게 유지요법 치료 혜택을 전했어요. 2차 이상의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 반응)한 BRCA 변이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OLO-2 임상 연구에서도 위약군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습니다. 

위약의 재발성 난소암의 무진행생존기간이 5.5개월에 불과했던 것을 떠올리면 저의 기록 19.1개월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발성 난소암 환자들에게는 효과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저는 질병 증상 및 유해 반응을 겪지 않는 기간(TWiST, Time Without Symptoms or Toxicity) 역시 위약군 대비 2배 가량 연장시켰습니다.  

더불어 SOLO-2의 후속 연구에서 삶의 질을 반영한 무진행 생존기간(QAPFS, Quality-Adjusted PFS)도 유의한 연장을 보였습니다.19 

저는 상동재조합결핍(HRD) 양성 난소암 환자들에서도 1차 병용 유지요법으로서 혜택을 입증했답니다. 

PAOLA-1 임상 연구의 5년 추적 관찰 결과, 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BRCA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HRD 양성 환자군에서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키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OS) 개선을 확인한 것이죠. 

HRD 양성 난소암에서 전체 생존 개선 또한 HRD 양성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추가 분석에서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9% 더 낮췄습니다.
보다 많은 난소암 환자들에게 희망 전하기 위해

난소암 치료를 위한 저의 노력은 해외와 국내 학계에서도 인정받았습니다. NCCN과 ESMO 등 해외 최신 가이드라인에 더해 국내 난소암 진료 권고안에도 등재돼 환자들에게 표준 치료로서 권고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저는 난소암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BRCA변이 HER2 음성 유방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췌장암과 같이 치료법이 제한된 암종에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희망을 전하고 있죠.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다가가 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저의 꿈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에 대해 평가한 삼성서울병원의 산부인과 최철훈 교수님의 코멘트로 마무리 지을게요. 

“7년 추적 연구 결과에서 린파자 투약군의 전체 생존율은 67%를 보였는데, 이러한 장기 생존 데이터는 치료법이 제한적이었던 난소암 환자들이 완치를 꿈꿀 수 있을 정도로 난소암 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입니다. 린파자는 특히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인 BRCA 유전자와 같은 유전자 변이에 효과적임을 입증하며 정밀 의료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죠. BRCA 변이는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족 중 난소암, 유방암 등 환자가 있다면 선제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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