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떼기 응급실', 대형병원들도 답이 없다는데‥?

병원별 여러 대책에도 요지부동‥의료전달체계 개선 귀결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16-03-04 06:05

 서울대병원 응급실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대형병원의 응급실 과밀화 문제는 매년 지적되는 사안으로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 병원들은 나름의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의료전달체계의 전반적인 개선 없이는 근본해결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병원계의 의견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해 응급실 과밀화 및 대기시간 등에 대한 평가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그 이전 해와 마찬가지로 응급실이 가장 과밀한 대형병원으로 서울대병원(182%), 전북대병원(140%), 경북대병원(132%)이 세 손가락에 뽑혔다.

매년 국정감사의 통계 자료와 다를 바가 없이 지적되던 병원들이 매년 그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해당 병원들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일명 '도떼기 시장'과 같은 응급실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 지적되면서 다각적인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한 상황.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이후 응급실 보호자를 제한을 하고 있는 등 응급실 과밀화 해소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병원입장에서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 공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방문하는 환자분들이 내보낼 수 없으며 우리 병원이 3차병원의 역할을 충실하고 있는 만큼 타 병원으로 전원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대병원은 병원 차원의 노력으로 원내 한 복판에 첨단외래센터를 착공하면서 외래 환자에 대한 배려를 계획하고 있고 응급실 환자 분산에 대한 다각적인 계획을 매년 내놓고 있지만 병원 단독으로 이를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국정감사에서도 서울대병원 오병희 원장은 "환자를 위해 대기기간을 줄이고 충분한 진료시간을 확보하도록 앞장서서 노력했지만 병원 단독 노력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없기에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중증응급환자가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안았던 중앙보훈병원의 경우 지난해 응급실 운영개선 TFT를 구성해 대책을 모색했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TFT에서는 응급환자의 시급성에 따라 즉각적으로 응급실 내원 환자를 분류해 입원 이후 진료를 맡아야 할 진료과목을 지정해 즉각적으로 대처하도록 했으며 경증과 중증을 나눠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전했다.

운영체계를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응급실 대기시간이 줄어 평균 37.5시간에 달했던 중증 응급환자 응급실 대기시간은 평균 11.5시간으로 줄었다. 이에 대한 효과는 컸지만 전체적인 의료전달체계에서의 역할은 미비했다.

전북대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응급실 과밀화 문제는 매년 지적되던 부분으로 개별병원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용 병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응급실에 있는 환자들이 최대한 관련 진료과로 입원할 수 있도록 각 병동마다 관련 과와 관계있는 공용병상을 운영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소화기 내과의 환자라도 이와 관련 있는 내과와 연계해 긴급 환자를 케어 하는 시스템으로 진료프로세스를 다각화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들이 대기시간을 줄이며 하드웨어 측면으로 응급실 시설병동을 확장하는 등 매년 지적 사항에 대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3차의료를 담당하는 병원이다 보니 최악의 중증환자는 수도권 지방으로 환자를 이전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경우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응급실에는 많은 환자가 치료를 기다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에도 응급실의 초진분류를 빨리 진행해 각 과별로 긴급한 의료진의 콜을 요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었지만 환자들이 물려 의료진의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은 일상다반사가 됐다.

물론 해당 지역의 타 병원들이 역할분담을 해야 하지만 지역병원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

결국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전반적인 개선이 없이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병원계 관계자는 "응급실 과밀화로 언급되는 병원의 경우 3차 의료기관 중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있는 기관으로 환자들의 니즈가 큰 병원들이다. 해당 의료기관만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해법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