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 인사혁신처 주도로 발탁"

J씨와 막판 경합, 규제개선분야 높은 점수…개혁 적임자로 판단

이상구 기자 (lsk239@medipana.com)2016-09-05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상구 기자]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에 내정된 화이자 이원식 부사장은 인사혁신처 주도의 인선 과정에서 발탁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개방형직위 특성을 살려 의약품 관련 규제개혁 적임자로 근무하게 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자로 김관성 의약품안전국장을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 임명하고, 한국화이자제약 이원식 부사장을 오는 19일자로 신임 의약품안전국장에 임용한다고 밝혔다.    
 
개방형직위 전환서 의약품안전국장 내정까지=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처내 의약품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평가돼 약무직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임명을 목표로 할 만큼 중요도가 높은 보직이다. 
 
▲이원식 국장 내정자
실제 그동안 장병원 전 차장이나 조기원 전 국장 등 단 두 명 예외가 있었을 뿐 약무직 공무원들이 임명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약처가 금품수수 등 부적절 행위를 한 고위공무원 2명 직위해제 사실을 지난 5월 하순 공개한 후 그 중 한 명 사례가 의약품안전국장 재직 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인사혁신처가 이같은 비리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식약처에 의약품안전국장의 개방형직위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식약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을 지난 7월 말 개정·공포하며 의약품안전국장의 개방형직위 전환을 확정했다.  
 
식약처가 이처럼 규정 개정을 준비한 반면 인사혁신처는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일부 인사에 대해 평판조회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하순부터 제약업계 특히 다국적 제약사 고위직들을 대상으로 이원식 국장과 J씨 등에 대한 평판조회가 진행됐던 것.
 
이 국장과 J씨는 주로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했는데, 무슨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가 아닌 외자 제약사 인물들을 중심으로 평판조회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단, 개방형직위 중 민간스카웃제 시행과 후보군 선정 작업을 일찍부터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민간스카웃제와 개방형직위를 혼동하는데, 정확하게는 개방형직위 인선 방법 중 민간스카웃제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규제개혁 선봉 나설 듯= 이 국장은 의약품안전국장 면접 과정에서 규제 개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해온 규제개선이 의약품 분야에도 있는데 이에 대한 개선을 이 국장이 강력하게 설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에서는 당초 인선 과정에서 J씨가 다소 앞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J씨는 일단 모 다국적 제약사를 퇴사한 상황이고, 여성이라는 장점도 있었던 것.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여성 고위직이 적은 편이고, 특히 부정부패와 비리에 여성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이미지도 일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이 국장을 규제개혁 적임자로 판단해 최종 내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8월 하순부터 이 국장 내정 소문이 확산되자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전화와 문의 전화가 쇄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도 이 국장에 대한 청와대의 약식 인사검증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늦출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지난달 31일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 국장 내정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단, 식약처가 당장 이 국장을 발령 내지 않고 오는 19일자로 임명을 내정한 것은 관련 서류 처리, 고위공무원 TO 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전종민 부이사관이 5일자로 경기인천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 임명됨으로서 식약처 고위직은 대기발령 중인 모 국장을 포함하면 고위공무원 TO가 꽉 차있는 상태다.
 
모 국장이 퇴직 또는 휴직하거나 현재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하지 않는다면 이 국장은 직무대리로 발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 이번에 공식 임명된 김장열 소비자위해예방국장과 지난 4월 임용된 이현규 식품영양안전국장 등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을 제외한 식약처 본부 3개 개방형직위 국장들이 모두 민간인 출신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후배인 김장열 국장은 역시 민간스카웃제로 임용됐으며, 이현규 국장은 국민추천제로 발탁됐다.
 
업계 소식통들은 "이원식 국장은 최초 개방형직위와 의사 출신 최초 의약품안전국장 기록도 있지만, 인선 과정에서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인정 받은 만큼 취임 후에는 규제개선에 초점을 맞춰 지켜보는 것이 핵심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약계단체, 이 국장 임용 반대= 이처럼 사상 최초 개방형직위로 인선한 의약품안전국장이지만 공고를 생략해 민간스카웃제로 발탁했고, 평판조회와 면접으로 내정된 점, 현직 다국적제약사 부사장이며 최초 의사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식약처 공식 발표 후 약계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대한 자리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을 앉힌다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약품안전국장을 다른 직책과 달리 외부 공모직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전문가를 영입해 행정 전문성을 키우기 위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이번 인사는 생선 지키는 일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 없다"며 "지금도 기초 의약연구 등을 묵묵히 수행하는 전문가들을 외면하고, 보건의료행정 경험이 전무한 자를 중차대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성토했다.  
 
서울시약사회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의사 직능에 편중된 인사정책과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임용을 강력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시약사회는 "의사 직능이 건보공단 이사장, 심평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도맡고 있는 상황에서 의약품안전국장마저 의사 출신을 임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개방형직위로 처음 임명한 의약품안전국장이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 출신이라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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