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BRC, 세계환자 집결 '브레인밸리' 구축 박차

[인터뷰] BRC 한문덕 대표, "이길여 가천길재단 총장의 혜안이 집중된 곳"

서민지 기자 (mjseo@medipana.com)2016-09-05 06:06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전세계가 뇌 연구에 열광하고 있다. 미국은 연간 뇌연구에 3조원, 유럽과 일본도 각각 2조원 가량을 뇌 연구에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여러 연구소와 대형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길병원은 송도에 뇌연구, 뇌치료만을 위한 '브레인밸리' 조성에 나섰다. 그 핵심에는 PET-MRI기기와 중립자가속기가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길병원, 가천길재단 등이 의료와 IT, BT 역량 강화를 위해 송도에 조성한 R&D 클러스터인 BRC의 한문덕 대표(전 길병원 행정원장)를 만나 앞으로의 브레인밸리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BRC란 무엇인가?
 

BRC는 글로벌 바이오복합단지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의 지원 하에 지난 2009년 송도에 마련된 바이오산업클러스터다.
 
지난 7여년간 지식산업센터 착공 및 준공, 각종 연구소 및 의료기기업체, 제약기업 등과 연구와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연구협약 체결, 기업부설 연구소 등록, 연구소 착공 및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계 입주 등 착실히 기반을 닦아나가는 중이다.
 
특히 여기에는 마그넥스와 함께 PET-MRI 제품화를 위한 연구 및 제조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가속기 기반 붕소 중성자 포획치료기(a-BNCT)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뇌질환 진단부터 치료까지 이어지게 하는 '브레인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브레인밸리 준비를 위해 그간 길병원 행정원장으로 일해왔던 한문덕 대표가 3개월전 BRC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한 대표는 "미래먹거리는 결국 바이오와 의료기기며, 의학에서는 미지의 영역인 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뇌종양, 치매, 파킨슨, 뇌졸중부터 우울증, 조현병 등 많은 뇌질환에 있어 원인과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전 세계가 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RC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길병원은 먼저 지난 2006년 본관 맞은편에 670억원을 들여 가천뇌과학연구원을 설립했고, 여기에 7.0T MRI를 설치했다. 10년 동안 여기에서는 한국인 뇌지도, HRRT PET과 7.0T MRI를 결합한 시스템 개발 등 많은 업적을 꾸려왔다"면서 "지난해에는 영국브리스톨대학교와 뇌과학 공동연구를 위한 '가천-브리스톨 뇌과학연구기관'을 BRC내에 개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RC는 이길여 가천길재단 총장의 이 같은 혜안이 집중된 곳이다. 앞으로 BRC를 이끄는 대표로서 브레인밸리가 본격 조성되는 2022년까지 경제청에 반납된 부지를 다시 가져오고, 안정적인 투자처와 유수한 연구진 확보 등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뇌 진단·치료 한 곳에서 가능케한다
 
앞서 지난 8월초 한 대표가 취임한지 2달이 된 시점에서 BRC 브레인밸리 추진의 가시적인 성과가 돋보였다.

길병원과 ASG Superconductors-(주)마그넥스 컨소시움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으로 수행 중인 11.7T MRI의 핵심 부품 ‘마그넷(Magnet)’ 발주를 143억원에 계약했기 때문.
 
또한 이날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 R&D사업 및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확보한 원천기술과 특허들을 활용해 MRI, PET, PET-MRI 제품화를 위한 협정을 (주)마그넥스와 맺었다.
 
이에 따라 그간 길병원이 축적한 7T MRI기술을 기반으로 뇌전용 11.7T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 개발과 MRI,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단층촬영), PET-MRI 결합 시스템의 제품화를 시작하게 됐다.
 
11.7T MRI는 현재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3T MRI보다 해상도가 1만배 이상 선명하게 뇌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기다.
 
7T MRI만해도 파킨슨병의 초기 진단까지도 가능하며, 또한 뇌암 수술시 암조직만 정확히 절제한 후 불필요한 정상 뇌조직의 절제를 막아주며, 혈관 조영술도 필요치 않다.
 
이에 BRC는 오는 2020년까지 송도 5공구 BRC 내 연구 3동(약 3천300㎡)에 11.7T(Tesla·테슬라) MRI를 가동할 수 있는 마그넷 설치와 관련 전자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이어 2022년까지 임상 적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사실상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하면 추가적으로 부지를 다시 경제청에서 가져갈 수 있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기술이전 계약을 계기로 인천시와 경제청이 BRC를 더 믿어주고,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7T MRI의 국산화, 상용화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현재 글로벌 의료기기 선도기업인 GE, 지멘스, 필립스 등도 단번에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단 뿐 아니라 치료도 동시에 최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11.7T MRI로 진단영역을 앞장선다면, 차세대 암치료기인 붕소 중성자 방사선암치료기(a-BNCT)를 연구, 도입해 뇌질환을 치료까지도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a-BNCT는 가속기의 중성자와 암조직에 있는 붕소화합물이 핵반응 하는 원리를 이용,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암치료법이다.
 
이는 뇌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면서 세계적으로 일본, 미국 등지에서 활발하게 연구 중이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길병원은 다원시스와 함께 5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개발에 성공하겠다는 방침이며, 이를 통해 붕소방사성의약품개발과 함께 뇌종양 등 두경부암 치료에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브레인밸리는 뇌 연구는 물론, 진단과 치료를 모두 시행하는 전세계 뇌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뇌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해외환자유치·의료허브로
 
한 대표는 "브레인밸리가 조성되면 전 세계 뇌와 관련한 연구소, 의사, 환자들이 이곳을 올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회사도 저절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면서 "또 이곳에 모인 환자들은 또다른 치료와 관광으로 이어져 송도에 '의료허브'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브레인밸리가 조성된 이후 뇌 전문병원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뇌 전문병원에서는 뇌 치료 뿐 아니라, 안티에이징, 성형, 피부과, 산부인과, 불임센터, 건강검진 등 완전한 의료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중국 산아 제한이 풀리게 되면 당장 '산부인과'부터 문제인데, 현재 중국에는 산부인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우리나라로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길병원의 전신이 산부인과에서 시작됐다. 전문성을 토대로 산과나 불임센터 등을 마련하고, 환자편의를 위해 경제자유구역인만큼 메디텔도 구축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오는 9일에는 왓슨을 만나는데, 업무체결을 통해 왓슨도 브레인밸리에 오게 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최첨단 진단기기와 치료기기를 기반으로 송도 BRC를 브레인밸리(Brain Valley)로 조성해 국가 인지도 향상과 창조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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