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빈익빈, 부익부'…간호인력 재분배해야?

인력난 호소하는 병협 회장‥대책은 '오리무중'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3-10 11:4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간호사가 없어 문을 닫는 병원들이 늘어나면서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려는 병원협회 고민이 날로 늘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린 간호인력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간호사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 9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병원간호사회 정기총회에서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환자 케어에서 시작된 간호사의 역할이 근래는 병원의 구매, 기획, QI, 인사, 환자안전, 감염, 인증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회장은 "이로 인해,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중 60%만이 환자 곁에 있고, 40%는 기획, 관리 등 여러 가지 타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에 따라 환자를 돌볼 간호사가 없어 지방 중소병원들의 간호사 구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병원들은 간호사 '빈익빈, 부익부'가 생길 정도로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호소하며, 대형병원에 쏠린 간호인력의 재분배 필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우리가 '간호사'하면 떠오르는 환자 곁에서 간호하는 간호사의 역할이 최근에는 병원 내 구매, 인사, 등 다양한 역할로 분화돼 그야말로 병원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역량을 발휘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도 간호사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이 지적한대로 일각에서는 일차적인 간호의 의미인 환자, 다친 사람의 건강 회복을 돕는 역할을 넘어, 일면 간호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까지 간호사가 포진 돼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이 더 심각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간호계 관계자는 "간호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에는 일차적 의미의 간호 업무 외에도 보건학, 간호관리 등 병원 전반에 대한 교육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의료·약품 구매, QI 등은 간호사 고유의 업무이며, 환자 옆에만 있는 것이 간호사의 모든 역할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대학에도 '보건행정학과'가 존재하지만, 의료용어 등을 배우는 것은 아니기에 현장을 경험하고 실제로 대하는 간호사만큼 병원 내 행정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A 대학병원 간호사는 "간호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수도권 대학병원을 선택한 것은 역시 처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간호사라는 일 자체에 대한 보람도 있지만, 환자를 케어하는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이 일을 평생 해야 한다고 하면 어려울 것 같다"며 "최근 선배가 교수의 임상 연구를 돕는 부서로 가게 돼 부러웠다"고 말했다.

B 종합병원 간호사는 "지방 중소병원 간호사들이 못 견디고 서울로, 대형병원으로 이동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인력 재분배라고 하는데, 강제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좋은 근무환경과 처우가 답이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어떻게든 간호사 수를 확보하려는 병원들이 기를 쓰고 숨은 간호 인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실제 간호사들의 생각과는 달라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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