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충제가 만병통치약이 되는 시대, 전문가 역할 더 필요"

경기도약 최지선 위원장, '펜벤다졸' 논란 속 전문지식 역할 조명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0-01-29 11:50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로 시작된 논란이 당뇨, 비염 등 만병통치약처럼 비춰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곤혹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약사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지선 약사<사진>는 최근 발간된 경기도약사회지 1월호에서 '펜벤다졸에 투영된 전문지식의 몰락'을 주제로 최근 불거진 구충제 논란을 짚으며 눈길을 끈다.
 
최 약사는 "유튜브에 올려진 개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폐암이 완치되었다는 영사에 대한 파급력은 어떤 의사나 약사의 말보다 강했다"며 "최근 한 방송사에서 면역항암제가 임상시험약으로 투여된 것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유튜브에는 펜벤다졸 복용 후기라며 올리는 환자의 영상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 넘쳐나는 건강정보, 기적과도 같은 치유법, 음모론과 가짜문서들은 단체 대화방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간다"며 "전문가의 견해나 이미 확립된 전문지식조차도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해봤거나 경험한 의견으로 서습없이 대처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 약사는 펜벤다졸 이슈를 만든 장본인인 미국의 조티펜스와 최근 펜베나졸을 복용 중인 개그맨 김철민 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최 약사는 "자신의 믿음과 모순되는 증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기각해 버린다는 확증편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 조티펜스는 개구충제가 자신의 폐암을 치료한 기적의 약물이라는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개그맨 김철민 씨도 자신의 병이 호전된 이유가 방사선 치료나 그의 식탁위에 놓여져 방송에 노출된 항암제 '이레사'가 아니라 개구충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개구충제가 암수치 개선의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암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 약사는 전문가들이라고 모두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전문가들의 역할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약사는 "약사도 의사도 전문가도 사람이고 종종 틀린다. 인류의 재앙과도 같았던 탈리도마이드 사건이나 백신과 자폐증 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면허를 박탈당한 의사도 있었다. 전문가들조차도 다 믿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약사는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할까 혼란스럽지만 일반인과 전문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며 "온라인에 올라오는 비과학적 정보 등으로 가장 곤혹을 받고 있는 전문가는 의사와 약사다. 펜벤다졸로 암도 치료하고 알벤다졸로 비염, 당뇨병도 치료한다는 시대에 환자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약사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발휘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논쟁적 사안에 대해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대중이 합리적 판단과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점점 더 세분화되는 전문가시대에 걸맞는 지적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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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다운내용은없고***********2020.02.10 15:10:56

    전문가라면 전문적인 내용으로 설득하길바란다.성이 전씨인줄 .. 내용이 이리 설득력이 없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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