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러시…"원인은 '문재인 케어'에 있다"

[인터뷰]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대선 앞두고 '보건의료 정책 제안서' 마련…절차적 정당성 갖춰 수용성 높은 제안 준비

조운 기자 (good****@medi****.com)2021-09-03 06: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수도권에 위치한 유수 대학병원들의 분원 러시가 이어지며, 일차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부터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분원 계획을 가진 병원들만 9개에 달하는 가운데 그 배경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보건의료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있다는 것이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의 분석이다.


이필수 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캠프에 몸담은 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우봉식 소장은 개원가, 중소병원 모두를 경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건의료 정책 제안서'로 의료정책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난 우봉식 연구소장은 일찍이 의사 회원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준비 중인 2022년 20대 대선 보건의료 정책 제안서 및 현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의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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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싱크 탱크' 의정연…2022년 대선 앞두고 정책 제안서 마련에 '자신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002년도에 설립된 후 약 19년 동안 보건의료 정책을 리드해 왔다.


의협의 싱크 탱크(Think Tank)로써 의협의 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의료정책연구소의 역할이다.


이에 의료정책연구소는 오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실적인 보건의료 정책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우봉식 소장은 이번 정책 제안서에 큰 자신감을 보였다.


그 이유는 첫째, 사상 최초로 의료정책연구소가 회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정책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인 의견을 의협 상임진과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토론을 진행해 정말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우봉식 연구소장은 "향후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 13만 회원의 공식 의견으로 확정하면, 해당 정책 제안서가 정책 추진에 힘을 갖는 것은 물론, 절차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우 연구소장은 "과거 정책제안서가 협회 직원들이 의사의 관점으로 작성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용성이 떨어지는 현안 위주의 정책 제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정책제안서에는 각 후보 진영의 관점에서 그리고 국가나 사회의 관점에서 좀 더 수용성이 높은 국민들의 실생활과 연관이 있는 실질적인 제안들로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정책제안서를 만들어도 각 당에 전달하는 과정이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좀 빈약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정책제안서는 여야의 대선 후보자들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각당 중진 등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강력한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케어 등 정권의 보건의료정책 문제 커…거시적 관점에서 정책 제안 강조


이에 정리된 정책 제안은 약 7가지였다.


그 중에도 우봉식 소장은 현재 수도권 대학병원의 분원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의료 활성화 등의 내용이 감겼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의료계에서 반발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유수 대학병원들이 인천, 경기도 등지로 우후죽순 병상을 늘리는 분원 문제의 원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연구소장은 "문재인 케어의 실시로 상급 종합병원 위주로 보장성을 강화하다 보니, 대학병원으로 환자들이 다 몰려갔다. 그런데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보장성 강화 과정에서 단가가 많이 떨어지지 문제가 생겼다. 그러한 문제를 양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현상이 결국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증설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병원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면, 대학병원의 의사는 부족해 진다. 그래서 의사가 부족한 대학병원이 전문의를 고용하면 좋겠는데, 인턴과 레지던트만을 원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대학병원들이 병상 수 증가에 따라 인턴과 레지던트를 '연탄재' 쓰면서 의료자원의 핵심인 의사들이 제대로 양성되지 못할 것이고, 이는 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정책이 큰 파급력을 미치는 만큼, 의료정책연구소는 현 보건의료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안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그 방안으로 고령사회와 함께 늘어나는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단순히 대학병원을 늘려, 모든 환자를 대학병원이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료 특히 동네 병·의원들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 보다 한 발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을 벤치마킹해, 급성기, 회복기, 만성기로 나누어지는 의료 시스템에 맞춰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보건의료 정책 등을 제안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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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연구·조사 수행 통해 의협 정책 근거 제시


그간 대한의사협회의 정책 제안서들의 내용들이 상당히 단편적이고, 제한적이었던 만큼 우봉식 소장은 의정연의 연구를 통해 철학을 담아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약속했다.


거시적인 담론을 던져, 사사건건 의료 현안에 대한 대책 보다는 현 의료체계의 시의적절한 대안을 설정해 가겠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대선에서 보건의료 공약 매니페스토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보건의료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감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 소장은 "국민소득 증진과 더불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대한의사협회의 씽크탱크로써 국민 생명과 건강, 의사의 진료권과 관련된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와 조사를 수행하여 대한의사협회의 정책 추진의 근거를 제시하는 등 보건의료 정책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의료정책연구소는 협회 현안에 대해 직접적 개입을 하기 보다는 협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주된 업무이다. 군대로 말하자면 보급병참기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군인이 최신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강군(强軍)의 기초가 되는 것처럼 연구소도 의협 집행부가 정부나 국회를 대상으로 최상의 전략으로 정책을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주된 임무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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