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만연 '백내장'…의료계 계도, 손보사 대응 나서

백내장 수술환자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
안과醫 '백내장 수술 알고 하자' 계도 캠페인, 손보사 불법 의료광고 신고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2-03-14 12:00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최근 몇 년 간 폭증하는 '백내장 수술'에 의료계와 보험사가 주시하고 있다.

이에 실손보험사 측에서는 해당 의료기관과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으며, 의료계 내부에서 자정 활동에 나서는 등 무분별한 백내장 수술 막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일부 안과 병·의원에서 브로커를 동원해 백내장 수술을 알선하거나, 허위청구 사례가 적발돼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들 안과 병·의원은 진료비 일부 환급을 조건으로 실손보험 가입환자를 유인하고, 비급여 항목인 시력 교정용 다초점 렌즈비용을 과도하게 책정해 실손보험금에 전가하는 등 방법으로 영리를 추구했다.
 
이에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안과의원 A원장은 "40대 노안환자들까지 백내장이 진행될 거라 실비로 렌즈삽입술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주변에도 이렇게 수술하는 의료기관이 많다"며 "일부 네트워크 안과병원에서 상담실장들이 이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 같다. 의사 전체를 욕먹게 해서는 안 되기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인지한 의료계도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대한안과의사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전국 안과 병·의원 약 1,500개소를 대상으로 백내장수술 관련 환자 소개·유인·알선 행위를 지양하는 계도 홍보 캠페인을 했다.
 
캠페인 주요 내용은 '백내장 수술 알고합시다!'라는 유의사항 안내로 안과의사회 계도 공문과 생·손보협회가 제작한 데스크용 유의안내 포스터를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안과의사회는 일부 부도덕한 병·의원으로부터 선량한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전국 안과 병·의원에 자정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일부 안과 병·의원의 부당 행위를 뿌리 뽑기에 나섰다.

백내장은 눈 속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서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안질환으로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 들어 40대와 50대에서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환자는 2015년 34만 6000명에서 2020년 70만 2621명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지난 2016년 780억 원 수준이던 백내장 수술 지급 실손보험금이 지난해 1조 원을 넘겼다.

백내장 수술은 치료비용이 비싼데다 무분별한 수술 시행에 따른 불필요한 실손보험금 누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손해보험사들이 대응에 나섰다.

이에 14일 KB손해보험은 백내장 수술 환자를 모으기 위해 과장·허위 광고를 낸 안과 병·의원 55곳을 불법 의료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의료법 제56조에는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다른 의료인과 진료 방법을 비교하는 광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등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비급여 비용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아울러 지난 2021년 9월에는 5개 손해보험사가 나서 브로커에 의한 환자유인·리베이트 제공 등의 불법행위가 있는 안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으며 의료인이 아닌 이른바 코디네이터를 통해 진료 상담 및 검사 등을 진행한 후 백내장 수술을 유도한 안과 병원들을 무더기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실손보험사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백내장 수술이 실손보험에 적용된 이후 불필요하게 늘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금융당국도 발을 맞춰 백내장 관련 허위진료나 과잉진료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

최근 금융감독원은 오는 3월 말까지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 지급기준 강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꾸린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비급여 항목 9개를 지정해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하는데 여기에 백내장 수술이 포함됐는데 백내장 수술은 진단에 필요한 세극 등 현미경 검사 결과의 보관·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과병원 B의사는 "백내장 수술은 무조건 초기에 진행하는 것보다 눈이 뿌옇게 보이거나 불편하게 증상이 나타날 때 수술해야 만족도가 높다"며 "무리하게 수술을 권하는 곳은 피하고 더욱 정확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진행하는 곳 의료진 경험이 풍부한 곳에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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