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통계 왜곡이 가져온 '흉부외과 의사' 평균 임금 논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개원의 임금 1위 발표되자 '부각'
학회 "소수 개업 의사 52명 평균 결과"… 필수의료 지적 진정성에 생채기 우려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2-07-11 06:04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매년 전공의 정원의 절반 수준밖에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필수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는 흉부외과와 관련해 때아닌 임금 논란이 불거졌다. 

보건복지부가 2022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 기준 개원의 진료과목별 연 평균 임금 현황을 공개했는데 흉부외과가 4억8,799만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흉부외과 전문의 1,200명 중 개원의 52명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흉부외과 의사 전체로 확대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언론을 통해 가장 관심이 컸던 부분 역시 흉부외과 개원의 수입이 5억원에 달한다는 점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서는 흉부외과 의사들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고 흉부외과 의사들은 하루 밤 사이에 5억을 받으며 엄살부리는 의사가 됐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해당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즉각 반발하기도 했다. 학회는 "실태조사 결과 인용 보도 내용은 소수 개업 흉부외과 의사 52명의 평균 결과"라며 "전체 흉부외과 의사나 전체 개업의로 확대해 해석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학회는 "연구를 주도한 신영석 연구위원은 발표 시 흉부외과 개원의 결과는 모수가 매우 작고 데이터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며 "이를 부적절하게 인용한 보도는 흉부외과 의사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내용을 발표한 복지부나 연구를 진행한 신영석 연구위원 역시 소수 개원의에 대한 조사 결과라는 점을 기자들과의 사전 브리핑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기는 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그동안 저수가, 제도의 부제, 업무 과중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공의 지원자 감소, 전문의 고갈 등이 유발되고 지역에서 심각한 의료공백이 진행되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며 필수의료 문제를 지적해왔지만 통계 자료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통해 진정성에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가 보건의료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행정자료를 연계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통계를 산출하는 등 다양한 정보를 만들고자 한 노력에 대해서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번 흉부외과 임금 논란처럼 왜곡된 해석으로 인해 의료 현장의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실태조사 과정에서는 조금 더 세심한 준비를 통해 논란의 여지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