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HPV 접종’ 국가사업화 예고…전문가·국회·정부 공감대

10일 HPV 예방대책 확대 정책토론회 개최…남아 HPV 접종 필요성 논의
전문가 “집단면역 위해 필요”…백종헌 의원 “예산 문제 해결 앞장” 약속
정부도 2024년 도입 위한 근거 확보 중…관련법 개정안 국회서 계류 중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08-23 12: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남아 대상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도입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와 국회, 정부 간 공감대가 드러난다. 2024년부터 적용될 가능성도 제시된다.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백종헌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최,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주관으로 개최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HPV 예방대책 확대’ 정책토론회에서는 남아 HPV 접종 필요성과 국가사업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 발제에 따르면, 성기사마귀·음경암 등 남성 HPV질환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인두암·두경부암·항문암 등도 HPV 원인 남성 질환으로 발생하고 있고, 구인두암은 선별검사가 불가능해 HPV 예방만이 해결책이다.

남성 HPV 자연면역은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고, HPV에 감염된 정액은 불임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11년부터 남성에게 HPV 접종을 권고했고, 영국은 남아에게도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여아 12세를 대상으로 한 HPV백신 국가예방접종이 적용되고 있다. 남아는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HPV백신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남아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을 공약하고, 정책과제로 포함시킨 상태다.

발제를 맡은 이세영 중앙대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집단면역 효과 조기 달성을 위해선 양성 접종이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모두 남아를 대상으로 한 HPV 백신을 국가 접종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여러 예측 모델에서 남아 HPV 백신 접종이 추가적인 암 예방 효과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남아 HPV 예방 접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상락 가톨릭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도 “남성 HPV 관련 질환은 선별검사가 어려워서 발병돼야 확인이 가능한데, 일부 암은 5년 생존률이 매우 낮다”며 “남성 접종을 병행해야 진정한 여성 건강권도 담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회·정부, ‘남아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 긍정적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백종헌 의원은 전문가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백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남아도 HPV 국가예방접종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감염병예방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있다.

백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만큼, 이번 21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정부는 국민 개인이 개별적으로 9가 백신을 접종할 때 그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토론회를 마지막까지 경청한 뒤에는 “한 분 한 분 말씀을 모두 메모했다. 이번 토론회가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좋은 기회가 됐길 바란다. 예산 문제를 비롯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선 권근용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 과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해 공감을 표했다.

권 과장은 “이번 정부에서는 HPV 예방접종 지원대상 확대를 국정과제로 지정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남아 HPV 접종 도입 시 비용효과 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HPV 예방접종 지원대상 확대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기 위해선 효과·안전성 입증, 비용효과성 확인, 우선순위 해당, 정부 예산 확보 등 여러 조건이 부합해야 한다”며 “남아 HPV백신 접종은 안전성·효과가 확인돼있고, 비용효과성 연구에선 ‘있다’가 8건, ‘없다’가 6건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향후 비뇨기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 관련 학회에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매년 19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년 소요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 근거 마련에 힘쓰고 있다. 국회 협조도 중요하다”며 “이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을 기회로 2024년 예산안에 남아 HPV 백신 접종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승주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장은 “모든 말씀에 감사하다. 학회에서는 남아 HPV 접종을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앞으로 정부, 국회 등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겠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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