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최근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의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한 우려 제기로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시작된 PRECISION 연구의 네 번째 하위분석인 PRECISION-Renal 연구가 올해 유럽심장학회(ESC) 학술지에 발표됐다.
이 연구는 심혈관계 고위험의 골관절염 또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비아트리스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의 신장, 심혈관계, 위장관계 안전성을 살펴본 PRECISION 연구의 하위분석이다.
해당 연구 결과에서는 쎄레브렉스의 낮은 신장 사건 발생률과 심혈관계 안전성 프로파일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대해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
<사진>는 "만성 관절염 통증과 신기능 손상 또는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 관리에 있어 의료진들에게 중요한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레콕시브가 다른 NSAIDs 성분인 이부프로펜보다는 안전하고, 나프록센과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가장 안전한 경향성을 보이면서 신장 부작용에 있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세레콕시브에 대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고령이 됐을 때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을 수 있다"며 "확실한 근거가 있는 약제이고, 우월한 가치가 있는 약”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승재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
= 골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첫 번째로 통증 조절이며, 두 번째는 무릎 관절과 같은 국소 부위의 항염 치료다. 이에 맞춰 삶의 질을 높여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 목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는 ▲통증 조절 ▲염증 조절 ▲관절 손상을 막는 치료로 이루어진다. 근본적인 치료는 면역조절제로 불리는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해 관절의 변형을 막고 관절 손상을 억제하면서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것에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근본적으로 장애를 막는 것이다. 장애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는 조기에 적절히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Q.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 NSAIDs 계열이 심혈관계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었다.
= 2020년 10월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를 임신 20주 이후에 복용하면 태아의 신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안전성 서한을 냈다. 당시 국내에서 사용되는 NSAIDs는 쎄레브렉스(세레콕시브)를 포함한 1,442품목으로 파악됐다.
쎄레브렉스는 COX-2 효소만을 차단하는 선택적 COX-2 억제제로, COX-2 억제제는 국내에 2000년 세레콕시브, 1999년 로페콕시브가 들어온 바 있다. 로페콕시브는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심혈관계사망 사건이 증가해 FDA에서 2004년 9월30일 시판 철회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FDA가 쎄레브렉스의 안전성에 대한 증명을 계속해서 요구하면서 2006년 PRECISION 연구가 디자인됐다.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에 있어서 심혈관계 고위험의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의 심혈관계, 위장관계, 신장 안전성을 평가한 것이다.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위장관계 합병증으로 속이 쓰려서 위장관계 합병증이 없는 약을 개발한 것이 COX-2 억제제인데, 예상하지 못한 심혈관계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시작된 PRECISION 연구를 10년간 진행해보니 중간보고에서 이상이 없어 2016년에 마무리됐다.
Q. 이 PRECISION 연구에서는 세레콕시브와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을 비교했다.
= 이부프로펜은 감기약으로 흔히 쓰이고 나프록센은 심혈관계에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NSAIDs의 심혈관계 부작용 이슈가 2005년 대두되면서 가장 안전한 진통소염제는 나프록센이니 심장병 위험이 있으면 나프록센을 복용하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 연구는 세레콕시브가 나프록센과의 비교를 위해 세 가지 약제를 놓고 시작한 것이다.
PRECISION 연구는 2016년 12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이라는 세계에서 영향력 높은 저널에 발표돼, 세레콕시브와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비교 결과 심혈관계 합병증이 비슷하다는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세레콕시브가 심혈관계 합병증을 일으키는 약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위장관계와 심혈관계, 신장 합병증 분석 결과, 위장관계 합병증에서는 COX-2 억제제인 세레콕시브가 당연히 발생률이 낮았고 심혈관계에서는 세 군의 차이가 없었다. 이때 세 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디자인한 신장 부작용 분석 결과, 오히려 세레콕시브가 가장 낮고 이부프로펜이 가장 높았다.
세레콕시브가 이부프로펜보다 안전한 약이며 나프록센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신장 부작용 측면에서도 세 가지 약제 중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Q. 그러다 최근 PRECISION-Renal 연구를 통해서 세레콕시브가 신장에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 그렇다. 올해에는 심장 및 신장 위험성(cardiorenal risk)를 살펴본 PRECISION-Renal 연구가 발표됐다. 심장 합병증을 볼 때 신장도 혈관이 막혀서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어서 이를 확인하고자 진행된 연구이다.
그런데 연구 결과 세레콕시브가 오히려 신장에서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초기 PRECISION 연구에서는 연구 디자인상 신장 부분을 강조할 수 없었기에 이번 하위분석 연구가 발표된 것이다.
관절염 환자에 진통소염제를 처방할 때 이전에는 위장관계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 위장관계 합병증을 고려해야 했는데, 이후 심혈관계 합병증 이슈가 대두되면서 심혈관계 합병증도 고려하게 됐다.
PRECISION-Renal 하위분석 연구가 주는 가치이자 메시지는 ‘심장 및 신장 합병증을 고려해서 써야 한다’는 부분이다.
진통소염제의 효과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약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세레콕시브는 COX-2 억제제로서 위장관계 안전성이 이미 입증됐다. 심혈관계 안전성 역시 타 진통소염제 대비 비열등성이 확인됐으며, 신장 안전성 측면에서도 이부프로펜보다 안전하고 나프록센보다 경향성이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통소염제 계열에서는 세레콕시브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한 논문이다.
쎄레브렉스가 가치가 있는 약인 이유는 환자가 고령이 됐을 때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령 환자는 당뇨병, 심장병, 신기능 저하 등을 앓으면서 쓸 약이 없기 때문에, 진통소염제 선택 시 효과가 비슷하니 위장관계 합병증, 심혈관계 안전성, 신장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쎄레브렉스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 약제이고, 우월한 가치가 있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에게도 해당 근거를 들어 설명 가능하며 처방 결과 부작용도 덜했다.
Q. PRECISION-Renal 하위분석 연구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
= 류마티스관절염은 중년 여성에서 주로 생기는 면역질환이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질환이다. 50대, 60대, 70대가 되어도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다. 질환 특성상 위장관계 합병증은 적지만, 염증 질환이라 심장 합병증이나 신장 기능에 좋지 않아서 약 선택에 있어 제한적이다.
또한 류마티스관절염 약제가 많기 때문에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좋을 수가 없다. PRECISION-Renal 연구는 쎄레브렉스가 타 약제와 병용 가능한(drug-drug interaction) 진통소염제인 것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굉장히 우월한 자료라고 본다.
아울러, 쎄레브렉스 100mg 2정(200mg)을 복용한 PRECISION 연구는 쎄레브렉스가 국내에서 골관절염 200mg, 류마티스관절염 400mg까지 허가된 이유로 용량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환자들은 고령일수록 저용량으로 복용하기 때문에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환자가 고령일수록 저용량 요법을 많이 쓰기 때문에, 연구에서의 용량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용량이다. 관절염의 조절 측면에서도 100mg 2정이면 충분하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다.
Q. 이밖에도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생물학적제제나 표적치료제의 보험 급여 현황은.
= 생물학적제제나 표적치료제를 쓰기 위해서는 기존의 항류마티스 약제를 6개월 이상 복용 후 효과가 없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다.
생물학적제제나 표적치료제는 한 번 써서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제를 쓰기 위해 돌아갈 수 없고, 고가약이므로 재전환(switch back)이 불가능하다. 해당 부분은 환우회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즉, 생물학적제제나 표적치료제는 보험 적용이 잘되지 않는다. 환자가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면 사회적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학회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진행 중이다. 제가 대한류마티스학회 보험이사를 10년째 하고 있는데, 심평원이 어떻게 하면 보험을 적용해줄 것인지에 대해 자료를 만들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Q.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에게 당부하거나 전하고 싶은 말은.
=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염이 병명에 있어 흔히 관절만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면역세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격하는 전신질환이자 자가면역질환이다.
세월이 흐르면 환자의 눈, 폐, 신경, 혈관, 신장 등이 망가지고 골다공증이 생기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전신 전체 관리와 면역조절제나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하기 위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조기에 진단받고 항류마티스 약제를 포함한 약제를 알맞게 써야 한다.
또한 진통소염제 선택 시 환자의 질환뿐만 아니라 질환의 동반증상과 위장관계 합병증이나 심장 및 신장 기능을 함께 고려해 소염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엑스레이 촬영으로 연골을 닳았는지 보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촬영에서 이상이 없기를 기대하고 찍는다.
자가면역세포인 활막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엑스레이 촬영 결과 정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치료를 통해 망가지지 않게 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질환이자 자가면역질환이므로, 전문가에게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통증 조절과 염증 조절을 위한 약제도 환자의 동반 증상과 합병증을 고려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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