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기술평가 불발에 "탈락 이유 없어"

기술성·성장성 호평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낮은 등급 부여
"수긍할 수 없는 결과·이유에 명백한 답변 요구 절차 진행 중"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03-20 10:43


아리바이오가 기술평가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탈락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독자적으로 미국에서 치매 신약의 임상2상을 완료하고 FDA로부터 임상3상 승인을 받아 투약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낮은 등급을 부여 받았다는 주장이다.

아리바이오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평가특례상장을 위한 평가를 신청해 올해 1~2월 사이 거래소가 지정한 두 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평가와 실사를 받았다.

두 기관의 최종 평가 결과서에서 아리바이오는 FDA 임상3상에 진입한 세계 최초의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혁신성과 기술,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 AR1002~AR1005의 확장성, 독자 구축한 신약개발 AI플랫폼 (ARIDD, ARIS)의 기술력과 경쟁 우위, 국내외 연구 인력과 경영 역량, 미래 성장 잠재력 등 다방면에서 양호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장 심사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중요한 평가 등급을 두 기관 모두 BBB를 부여해 심사 조차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두 기관 모두 평가결과서에서 전반적으로 기술성과 성장성을 호평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등급을 낮게 부여하는 엇박자 결론을 낸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술 평가 규정에서는 두 평가기관 중 적어도 한 곳에서 등급 A를 받아야 증권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아리바이오는 2022년 기술평가에서도 두 평가기관 모두 BBB를 부여해 상장 진행이 좌절된 바 있다. 당시 임상2상이 완료되지 않은 점과 기술이전 실적이 없다는 두 가지가 지적됐지만, 올해 2023년 기술평가 시점에서는 이를 모두 충족했다. 

아리바이오는 최초의 경구용 치매치료제로 미국 전역에서 환자 모집과 투약을 시작하며 글로벌 임상3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AR1001 임상1상은 영국에서 완료했고, 임상2상 및 3상은 미국에서 진행하여 치매 신약개발 전 과정이 글로벌 임상이다. 

한국의 주요 제약사인 삼진제약과는 1,000억 원의 큰 규모로 국내 제조 판권에 대한 독점 계약을 완료했다. 또한 첨단 진단 분야 글로벌 회사이자 선도 기업인 후지레비오(Fujirebio)와 치매 바이오마커 공동개발 계약을 완료했고, 세계적인 기술평가 기관인 스위스 아반스(AVANCE)社는 제품의 가치와 시장성, 성장성 등 글로벌 가치평가 기준 (rNPV)으로 AR1001의 기술가치를 약 3.06~4.01BUSD (한화 약 4조 원)으로 평가했다. 10여 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과 중국 및 아시아권 기업과의 추가 투자 협의도 한창 진행 중이다. 기술보증기금의 사전 예비 기술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으로 기술평가 통과를 확실시했다. 

또한 아리바이오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지원대상 기업이며,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하는 K-블록버스터 사업 보스턴 케임브리지 혁신센터(CIC) 입주 기업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임상시험재단은 아리바이오의 치매치료제 AR1001을 국가 공익적 임상시험 지원 사업 첫 대상으로 선정해 국내 임상을 준비 중이다. 보건복지부 주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지원사업으로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과 대사성 치매를 중심으로 포괄적인 치매 치료 및 예방, 신약개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업계와 학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의 국내 바이오 기업이 단독으로 이룬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 국민에게 기업을 공개해 우수 인재와 자본,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려는 첫 관문을 막아 버린 셈이다.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이사는 "치매치료제라는 고난이도 분야에서 아리바이오가 글로벌을 타겟으로 실질적으로 일군 성과는 국내 신약개발 역사상 유례가 없으며, 미국 임상3상 진입과 기술 이전 등 지난해 기술 평가의 보완사항을 모두 충족했는데도 지난해와 똑같이 BBB 평가 등급"이라며 "회사로서는 딱히 탈락 이유를 추정할 수 없어 이의신청과 수긍할 수 없는 결과와 이유에 대해 평가기관 및 한국거래소로부터 명백하게 답변을 요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빅파마와의 L/O협상, 중국 및 아시아권에서 우선 추진 중인 추가 펀딩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이의신청 결과에 관계없이 6개월 후인 9월 중순 기술평가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중앙치매센터는 2025년 110만 명, 2030년 138만 명으로 국내 치매환자를 예측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 1억5200만 명, 환자를 돌보는 사회적 비용이 2030년 2조 달러(2,375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폭발적인 환자 증가세에 복용이 편리하며 약가 부담이 적고, 여러 유형의 치매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재준 대표이사는 "경도인지장애부터 초, 중기 치매환자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루 빨리 치료제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분들에게 자칫 실망을 드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며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상황 수습과는 별개로 세계 최초의 경구용 치매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미국 FDA 임상3상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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