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내달 8일 서울집회, 7월 총파업 예고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5-26 10:3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보건의료노조가 내달 8일 서울 대규모 집회와 7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기관 내 불법의료 원인인 보건의료인력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PA(Physician Asistant) 간호사'들은 처방전 발행, 비위관 삽관과 발관, 동맥혈 채취, 상처 봉합, 환자 처치와 수술, 수술동의서 설명과 보호자 동의받기 등 반(半)의사 라고 불릴 정도로 의사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노조는 "간호사들은 병원과 의사 지시에 따라 환자를 치료할 뿐이지만 그 불법 의료의 책임은 지시한 병원과 의사가 아니라 행위를 한 PA간호사에게 돌아온다"며 "PA 간호사들은 불법을 저지르는 범법자가 아니라 합법적인 간호업무를 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또 높은 임금을 주지 못해서 전문의는커녕 인턴, 레지던트도 구하지 못하는 중소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턱없이 부족해서 의사 업무를 간호사와 다른 직역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할 수밖에 없다.

노조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사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상의학과에서는 혈관조영실에서 방사선사들이 검사와 시술 후 검사처방을 하고 간호사가 부족하면 시술 보조와 마무리 봉합까지 하는 일이 벌어진다. 역으로 간호사가 방사선 발생장치를 조작하는 일도 있다.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직접하고 검사결과(판독)를 의사 이름으로 넣는 경우도 확인된다. 

상급종합병원도 문제다. 직종 간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서 간호사의 업무인지, 임상병리사의 업무인지, 방사선사의 업무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시간을 지체해서 환자에게 위험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명백한 의사 업무인 줄 알지만, 의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의사일, 간호사일 구분 없이 하고 있다. 당연히 병원도 의사도 그렇게 하는 것이 불법인 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형병원은 인력이 많아서 업무 분장이 잘 돼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대한민국 대부분 병원은 간호사들이 법을 지키며 자기 일만 한다면 운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앞으로는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고 강요하면 거부하겠다. 더는 범법자로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간호법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근본적 책임은 제정 이후 60년 동안 거의 개정되지 않은 채 현실과 동떨어진 '허술한 의료법'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시장에 맡긴 채 자기 역할을 다 못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무능'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
 
또 모든 직종 대표가 참가하는 '(가칭) 업무범위조정위원회' 설치, PA 간호사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과 의사 확충, 간호사 대비 환자의 수 5명 이내로 제한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내달 8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보건의료 현장 실상을 시민에게 알리고, 정부가 면담과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오는 7월에는 전국 200여 의료기관이 참가하는 보건의료산업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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